5시에 기상 9시 취침…17세이래 규칙적 생활-노기남 대주교(8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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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남들은 내가 보신탕을 잘 먹어 건강한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잘 모르고 그런 것 같아.
80평생을 입원 한번 안하고 지내온 것은 60여년을 지켜온 규칙생활 덕분이야』
노기남 대주교가 밝히는 건강비법.
은퇴한 후 경기도 안양 성「나자로」환자 요양소에서 나환자들을 격려해온지 벌써 13년. 아직도 펄펄 날 것 같은 젊은 기분이 가시지 않은 듯 목소리 또한 힘차다.
『17세에 신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새벽 5시에 일어나 9시에 취침하는 생활을 계속해왔지』
노 대주교의 하루를 보면 정확한 시계와 같이 규칙적이다.
5시기상→6시30분 미사→9시 조반→10시 환자 방문→12시 점심→2시 낮기도→3시 산책→6시 저녁→9시 취침이 매일의 생활.
『육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개고기라면 조금 먹어. 지난해 여름에는 8마리쯤 손님들과 함께 먹었지.
신부가 어떻게 개고기를 먹느냐고 하지만 식견으로 기운 것은 아무 상관없어』
노 대주교는 우리 나라의 식견은 소나 돼지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가 개고기를 즐기기 시작한 것은 12세 때 황해도 곡산에서 글방에 다니면서부터.
글방에서는 한 권의 책을 뗄 때마다 음식을 장만하는데 산골에서는 추렴하여 개를 잡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말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산책이라기보다는 요양원 뒤 몰압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을 하루도 빠짐없이 해왔던 노 대주교는 이제 그 정도는 못된다며 70다르고 80다르다면서 웃는다.
『올해는 신부가 없는 수도원을 찾아 미사 지도를 해볼 생각이야』
그러면서 노 대주교는 오늘도 나환자를 갖아 봐야한다며 휘적휘적 눈길을 헤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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