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동시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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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관광객 가운데 인상적인 사람들은 중국인이다. 행색이 유별나서가 아니라, 온 가족이 해외여행을 다니는 모습이 여간 흐뭇해 보이지 않는다.
대만정부는 벌써 1979년1월1일부터 해외여행을 개방했었다. 그해 대만의 국민소득은 1인당 1천5백「달러」선. 우리와 비슷한 수준에서 이들은 이미 해외의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물론 그 나라는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과의 외교단절에서 빚어지는 국민들의 소외감을 보상하고, 한편 국가적 고립감을 막으려는 정책적인 배려인 것이다. 그러나 무제한개방은 아니다. 우선 16세부터 30세까지의 병역미필자는 제외되고 여행회사도 연2회 3개월을 넘을 수 없게 했다. 여행지역은 자유국가전역과 비적성국. 외화한도는 1인당 연6천6백 「달러」 .
같은 동남아권인「인도네시아」역시 해외여행자유국이다. 대만 보다도 훨씬 앞서 1964년「수하르토」정권이 집권하면서 여권발행이 수월해졌다.
「인도네시아」의 국민소득이 아직도 5백「달러」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좀 의외다. 그러나 동남아권중에서도 특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들은 해외문호개방으로 극복하려고 한 것같다.
역시 신생공업국의 일원인「브라질」도 1977년부터 해외여행자유화를 실시했다는 그해의 이나라 국민소득은 1천6백「달려」선. 다만 해외관광여행을 떠나려는 국민은 한사람당 2천「달러」상당의 예치금이 있어야 한다. 이경우 은행은 이자를 지불하지 않는다. 국민의 저축과 해외여행을「링크」시킨 것이 흥미있다.
대체로 어느 나라나 1인당 국민소득이 1천5백「달러」수준에 이르면 해외여행을 자유스럽게 허용한다. 소득향상에서 비롯되는 의식의 변화, 경제활동의 범위가 확대되는데 따른 상용여행의 필요성·친지방문·유학자의 증가등이 그 이유일 것이다.
한편은 바로 우리나라도 그런것 같다. 그동안 상용여행은 자유스러워졌지만 일반여행의 경우는 아직 제한되어있는 실정이다.
부부 동시여행의 경우도 60세이상의 고령자, 그리고 여행이 불가피한 병약자의 치료에 한정되어 있었다. 때로는 긴요한 국제회의참석에는 부부가함께 출국할수있었지만 선택된경우일뿐이었다.
마침 정부는 해외여행의 기준을 완화하는 조처들을 구상하고있는 것 같다. 부부 동시여행도 한결 수월해지리라고 한다. 요즘의 경제는 다소 여유를 잃었지만 그래도 1인당 1천5백「달러」이상의 소득을 가진 국민으로서 우리도 지구시민의 일원이 될만한 시기가 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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