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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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주의 변화무쌍한 조화에 따라 울고 웃는 관상대. 이에 맞추어 날씨 담당기자도 춤을 춘다.
날씨기사가 확보하고 있는 독자 수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날 그날의 일기예보에 따라 옷차림이 달라진다. 동장군이 엄습하면 한잔 약속이 취소되고 귀가길이 빨라진다.
습도가 많은 날이면 주부들은 연탄 아궁이를 다시 한번 살펴보게 마련이다. 일기 기사와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이제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
그만큼 담당기자가 느끼는 부담도 커진다.
물론 일기예보가 정확해 변덕 없는 날씨 정보를 그때그때 독자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다면야 문제가 될리 없다.
그러나 믿을 수도 그렇다고 안 믿을 수 없는 기상통보를 받아들고 앵무새처럼 그대로 옮겨야하는 처지고 보면 툭하면, 독자들의 핀잔을 모면할 길이 없다.
지난해 세모 때의 혹한·폭설 때만해도 그렇다. 중앙 관상대는 12월 11일 아침기온이 영하3도의 추위가 될 것이라고 예보해 추위기사를 썼으나 다음날 실제기온은 영상5도로 따뜻한 날씨가 돼버려 날씨기사의 신용을 형편없이 추락시켰다.
12월 13일에는 예년기온을 예상했다가 서울지방이 무려 영하 14.5도까지 내려가는 바람에 또 한차례 날씨 담당기자의 고개를 못 들게했다.
간혹 큰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나서야·대설(대설)주의보를 발표하는 중앙관상대지만 독음의 직접적인 핀잔을 들어야 하는 신문사의 입장은 벙어리 냉가슴.
신문에 나오는 한장의 등압선도는 전 세계 기상관측소가 매 시간 정해진 시간에 관측한 결과와 중공 「시베리아」 몽고 북한은 물론 동남아 태평양 해상 관측까지 위성으로 중계 받아 만들어진다.
관상대는 이 같은 모든 자료와 기상 위성사진·기상「레이다」 등을 종합 분석해서 공기덩어리의 이동속도·경로 등을 예상, 내일의 날씨를 예보하는 것이다.
관상대의 예보적중률은 일본 등지와 비슷한 84%라고 한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는 틀려버리니 담당자는 울고싶은 심정이 된다.
새해부터는 중앙 관상대가 기상인공위성 수신자료를 보다 정밀히 판독하고 국내 기상통신망도 무선통신위주에서 유선전화를 병용, 완벽한 기상통신망 구축으로 기상정보의 신속한 정보는 물론 정확한 예보를 다짐하고 있다.
관상대와 독자를 이어주는 날씨 담당기자는 새해부터는 제발 관상대의 빗나간 예보에 장단맞춰 뒷북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한다. <김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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