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폭들은 방콕가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7면

태국 내 관광쇼핑 안내를 둘러싼 업자들 간의 다툼에 한국 폭력조직이 개입해 방콕시내에서 권총을 쏘며 난투극을 벌인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방콕의 한 호텔에서 패싸움을 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국내 S여행사 대표 田모(36)씨와 태국 D쇼핑센터 사장 黃모(35)씨, 패싸움에 가담한 폭력배 5명 등 7명을 구속했다.

또 폭력배 尹모(27)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태국에 체류 중인 千모(34)씨 등 4명에 대해 인터폴에 체포를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태국 등지에서 10년째 여행사를 운영 중인 田씨는 방콕에 여행가는 국내 관광객을 한약.보석 등을 파는 黃씨의 쇼핑센터에 보내주는 조건으로 지난해 6월부터 4천3백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田씨가 관광객을 제대로 보내주지 않자 黃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쇼핑센터 사무실로 田씨를 불러 방콕 거주 폭력배 權모(29)씨 등 5명과 함께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렸다는 것이다.

앙심을 품은 田씨는 국내 폭력배 金모(28)씨 등 4명을 데리고 태국에 가 지난 2월 28일 방콕 M호텔 로비에서 黃씨 등 6명과 패싸움을 했다.

이 와중에 權씨가 黃씨의 콜트38구경 권총을 쏴 田씨측 朴모(28)씨가 오른쪽 허벅지에 관통상을 입었다.

경찰은 싸움에 가담한 폭력배 중 일부는 '청량리파'와 '신이글스파'조직원이라고 밝혔다. 부상한 채 귀국한 朴씨를 보고 격분한 선배 朴모(34)씨 등 5명은 지난달 태국으로 출국, 黃씨를 만나 권총을 사용한 것을 문제 삼아 1천만원을 빼앗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한편 田씨는 경찰에서 "국내 여행사 소개로 한국 관광객이 태국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사면 쇼핑센터에선 이익금의 50%를 국내 여행사와 현지 가이드에게 주는 것이 관행"이라고 진술했다.

권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