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선 죽전 임시驛舍 '파란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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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죽전동 죽전지구 앞에 있는 분당선 전철기지창의 임시역사 건립계획이 사실상 확정됐다. 용인시는 17일 "임시역사 건립예산을 모두 부담하겠다"며 "하루빨리 간이역 건립공사에 나서달라"고 철도청에 요청했다.

임시역사가 건립되면 난개발 후유증으로 교통대란을 겪어 온 용인 서부지역 교통난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철도청은 그동안 "2년여 동안 사용하다 폐쇄할 임시역사를 짓기 위해 너무 많은 예산이 든다"며 부정적 입장이었고, 용인시는 "전체 공사비를 시(市)만 부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임시역사 건립계획=용인시는 이날 임시역사 건설비(40억~50억원)를 철도청 요구대로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철도청은 "역사 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역사 설치지점 등에 대해 조만간 용인시와 구체적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역이 올 연말 개설되면 2005년 완공예정인 분당선 연장노선의 오리~죽전(1.7㎞)을 대신해 오리~죽전차량기지(2.3km) 구간까지 사용하게 된다.

이정문(李正文)용인시장은 "임시역사를 조속히 설치한다는 게 시의 방침"이라며 "철도청과 순조롭게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도청 관계자는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고 임시역사 운영효과 등 타당성을 검토할 방침이므로 임시역 개설은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민 유치운동=용인 서부지역 주민들은 2001년 이후 교통난 해결을 위해 분당선 죽전 차량기지창 내에 간이역사를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주민 서명운동 등 유치운동을 벌였다.

특히 이 지역 10여개 아파트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청와대.건교부.철도청.토지공사 등을 찾아다니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1994년 9월 개통된 분당선 전동차는 현재 종착역인 오리역에서 승객을 모두 하차시킨뒤 이곳에서 2.3km 떨어진 죽전지구 앞 기지창까지 빈차로 운행한다.

기지창과 50~1백m 거리의 죽전지구를 비롯한 인근 구성.기흥지역 주민들은 빈차로 운행하느니 기지창에서 임시로 타고 내릴 수 있는 역사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지역 주민 70% 정도는 서울의 직장.학교를 가기 위해 매일 승용차나 마을버스.택시를 이용해 오리역까지 간 뒤 전철을 이용하는 실정이다. 그런 탓에 오리역을 잇는 유일한 도로인 23번 국지도는 출.퇴근시간은 물론 평상시에도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찬반 논란은 여전히 남아=임시 간이역은 2년여간 사용된 뒤 죽전역 완공과 함께 철거된다. 이 때문에 경제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기지창 내에서도 설치 지점을 놓고 죽전지구와 구성지역 주민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철도청은 역무원.매표소 관리요원 등 인력확보도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주민 金모(47.부동산중개업소 운영)씨는 "임시역을 2년간 사용하고 철거할 때는 막상 철거를 놓고 찬반이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도청은 분당선 연장노선인 오리~수원까지 구간 중 오리~죽전 구간은 2005년까지 지상화해 먼저 완공하고 죽전역 인근 차량기지부터 수원역까지는 지하로 건설해 2008년 말 완전 개통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도 실시 설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완공은 훨씬 늦춰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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