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례추방은 주부손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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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의 소비생활 이대로 좋은가?』-.불황과 물가고의 이중고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스스로에게 던져봤음직한 질문이다. 27일(상오10시30분∼하오3시) 여의도 전경련회관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소비자보호「세미나」는 바로 이 질문을 주제로 우리의 소비생활을 여러측면에서 반성해보고자 마련된 자리.
소비자보호단체 협의회(회장 정광모)가 주최하고 주부교실중앙회(회장 이윤자)가 주관한 이「세미나」에는 이태건(한국반공연맹 교육과장) 박동현(덕성여대교수) 김경진(숙명여대교수) 이인자(건국대교수) 이옥순(보사부부녀아동국장) 박길룡(홍익대환경개발연구원연구부장) 씨가 연사로 참석했다. 이들의 강연요지를 간략히 소개한다.
먼저 이태건씨는 「복지사회로 가는길」이라는 그의 강연에서 『복지사회건설은 정부와 기업·국민등 삼자가 각자의 기본임무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국민들은 특히 소비자로서 외국자원과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제현실을 깊이 인식해 검소한 소비생활을 꾸려가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생활에서의 허례허식」에 대해 박동현씨는 가정의례준칙이 공포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례·상례·혼례에 많은 허례허식이 남아있다고 지적, 구체적인 예를 들기도 했다.
전세계적인 식량위기가 심각하다고 말한 김경진씨는 그 위기를 넘기는한 방법으로 「보리의 폭넓은 활용」을 제안했다.
보리는 쌀에 부족한 「비타민」B군이 풍부해 적당한 비율로 섞어먹으면 국민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할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씨는 보리혼식을 실천하려면▲국민학교아동등의 급식▲한과·「쿠키」등 간식을 활용하는동시에 각급학교의 실습시간에 보리혼식을 지도해야한다고 말했다.
「의복의 사회심리적역할과 영향」에 대해 강연한 사람은 이인자씨. 지금까지는 무조건 타인과 비슷한옷을 입는것이 「유행」이었지만 70년대후반부터는 「유행을 따르지않는것이 유행」 이라고 소개한 그는 『우리나라의 의류소비는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기성복역시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점차 밀려나고있는 자작의상·고쳐입기등 알뜰한 의생을 학력과 소득수준이 높은 여성층부터 실천하자는게 그의주장.
이옥순씨는 「허례허식추방을 위한 주부의 자세」라는 그의 강연에서『소가족제도의 확대에 따라 가정소비지출에 있어서의 주부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 되었다』고 분석하고 허례허식의 추방도 주부의 손에 달려있다고했다.
이를위해 주부들은 계획성있는 예산생활영위와함께 외면적인 생활보다 내면생활의 충실에 노력해달라고 그는 촉구하기도했다.
마지막으로 박길룡씨는「주택의 합리적관리와 주거생활」을위한 여러가지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 쾌적하고 합리적인 주거생활 요령을 주부들에게 소개했다. <이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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