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백과 연감에 한국을 자세히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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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통일 주체 국민회의를 국회로 오기 중공에서 최근 출간된 「중공백과연감1980」에 비교적 풍부한 한국 관계자료가 수록돼 단편적으로 알려져 왔던 중공 안의 한인사회·한국문화재 등의 실태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지난 8월 사장 처음으로 중공자체에 관한 정확한 통계와 사실을 수록하여 출간된 이 연감에 따르면 중공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교민은 1백68명으로 중공 안의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열번째로 큰 민족이며 그대부분이 길림성(1백5만4천명), 흑룡강성, 요령성 등 동북 3개성에 살고 있지만 내몽고 자치구에도 2만명의 한국인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길림성의 연변「조선족」자치구 주석인 한국인 조남기씨는 지난 봄의 지방정부 인사 개편때 길림성 부성장으로 승진(주석 겸직)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고에는 주로 한국인을 위한 종합대학 1개, 단과 전문대학 2개(농과대학·의과대학)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지난 전인 대회의 때 연변대학의 시절과 관리가 엉망이므로 시설과 관리를 대폭 개선하라는 전인대「멤버」의 요구가 인민일보에 보도된 것을 보면 명목상의 고등교육 기관이라는 인상도 없지 않다.
한편 길림성 사회과학원 산하에는 조선문제 연구소가 설치돼 있다.
또 만주에 흩어져 있는 한국 고대 유물이 중공의 국보급 문화재로 지정 받아 보호되고 있음이 이 연감에 의해 밝혀졌다.
중공의·제1급 전국 중요 문물보호단위 1백47개 처 중 3개 처가 한국 고대 유물임이 기록된 이 연감에 따르면 압록강 북안의 길림성 집안현에 소재하고 있는 통구고분군(고구려 전기유물)과 길림성 돈화현의 육정산고대군(발해유물)이 중공의 고분군 보호단위 19개처에 포함돼 국가의 보호를 받고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중공사회 과학원(원장 호교목)의 세계경제 연구소 산하에 조선경제 연구회가 78년8월에 발족됐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조선경제 연구회는 「유고슬라비아」·일본 경제 연구회와 동시에 중공에서 지역경제 연구회로는 처음으로 발족됐으며 그후 미국·소련·「루마니아」·서독 경제연구회가 잇달아 발족됐다.
중공에 조선경제 연구회가 설립 될 당시가 중공의 개방 정책이 적극화되고 경제개발 조정작업을 벌이던 시기이며 「유고슬라비아」 및 일본과 동시에 설립된 점을 감안하면 그들의 경제개발의 주요「모델」로 한국 경제발전의 사례를 크게 원용하기 위해 발족된 것임이 분명해진다.
이 연감은 또 한국 소개란에 70년대이래 한국 (남조선이라 표현)은 석유화학·기계 제작·조선·전자, 그리고 방직 공업의 발전이 비교적 빨랐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주요 경제부문은 모두 미국·일본 등의 조종하에 있다고 단서를 덧붙였다.
그러나 이 연감은 북한을 의식해서인지 한국·소련간의 전화 개통을 한 항목으로 할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밖에 이 기록은 한국의 국회를 통일주체 국민회의로 잘못 알고 있으며 그 의장도 정일권씨라고 잘못 적고 있다. 【홍콩=이수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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