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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태생의 세계적인 화가「달리」옹의 행방「미스터리」속에|"감금"온갖 소문 나돌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녹아 내리는 시계』로 유명한「스페인」 태생의 세계적인 화가 「달리」옹(76)에 관한 심상치 않은 소문들이 요즘 「유럽」서단의 화제가 되고있다.
「달리」가 『중병으로 드러누웠다』에서 시작된 소문들은 『정신착란을 일으켰다』 『반신불수가 됐다』『파산했다』 『부인과 비서에게 감금됐다』, 심지어 『「달리」를 파멸로 몰아넣는 음모가 꾸며지고 있다』는 등 계속 꼬리를 물고있으나 진상은 아직「베일」 뒤에 숨어있다.『「달리」의 「미스터리 」로 불려지고 있는 최근의 소문들은 지난5월 「마드리드」의 「엠·임파르시알」지가 그의 와병소식을 처음 전함으로써 비롯됐다.
「뉴욕」 에서 얻은 유행성독감이 악화돼 비뇨기장애까지 일으켰으며 극도로 쇠약한 상태에서 중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그 내용이었다.
여기에 대해 비서 「엔리크·사바테르」는 『쇠약해서 작업을 못할 뿐』 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부인 「갈라」는 『증세가 심각해 외부와의 격리가 불가피했었다』고 말해 서로의 해명이 엇갈렸다.
이때부터 나오기 시작한 소문은 한술 더 떠 「달리」를 둘러싼 어떤 음모」설.
비서 「사바테르」와 부인 「갈라」가 의혹의 대상이 됐다.
「달리」의 친구들은 「사바테르」의 분수를 넘는 호화저택들과 사치를 들먹였다.「달리」의 그림을 구입했던 어떤 「컬렉셔너」는 『 「사바테르」없이는 아무런 거래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그의 막강한 영향력을 암시했다.
「달리」 작품들을 미국으로 불법 반출하는 것도 바로 그라는 소문이다.
「달리」가 고향「카타로니아」에 유증하겠다고 선언했던 1억1천5백만「프랑」 어치의 작품들이 모르는 사이 부인 「갈라」의 손을 거쳐 외국으로 팔려갔다는 얘기도 충격적이다.
8년 전 한날 하인신분으로 「달리」의 시중을 들기 시작했던 「사바테르」의 급성장 (?), 부인의 의문스러운 재산 도피설 등이「어떤 음모」설의 근거인 셈이다.
「마드리드」미술학교를 중퇴한 뒤 「파리」에서 「피카소」와 「쉬르레알리슴」 화가 및 시인들과 교류, 「큐비슴」과 「프로이트」의 저작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던 「달리」는 30년 「편집광적 비판적 방법이란 독창적인 회화이론을 제시해 「쉬르레알라슴」의 방법에 한 전기를 마련했다.
상업·미술·영화·「발레」등에도 큰 관심을 갖는 등 평소 기인으로 불릴 만큼 다방면에 비장한「재주」를 보였던 터라 진행중인 「미스터리」도 세상을 우롱하기 좋아했던 「달리」 의 최후의 「창작극」이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고향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던 엄청난 작품들의 밀매설에 자극된 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서 머지 않아 소문의 벽이 허물어지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아직도 음용하고 음모가도사린「오슨· 웰즌」 주연의 비극을 보는 관객일 뿐이다.
『너는 파멸과 배반 속에서 홀로 외롭게 죽을 것』이라던 부친의 예언을 믿고만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달리」를 아는 사람들은 더욱 그러하다.

<파리=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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