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시대』는 끝났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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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이 세계전략문제를 싸고 동맹국들과의 관계에 마찰을 빚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련 역시 자기네 「블록」국가들을 소련의 정책대로 추종시키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각국에서 대두되고있는 새로운 민족주의적인 자부심과 이들 국가를 지배해온 미 소 군사력의 한계에서 비롯되고있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 특히 서구동맹국들은 미국의 지도력에 회의를 품고 소련에 대한 새로운 냉전정책방향을 수정하도록 압력을 가하는가하면 중동정책에서도 동맹국들의 의견을 크게 반영하도록 압력을 가하고있다.
미국지도력에 대한 도전은 영· 불· 독· 일등 주로 맹방에서 나올 뿐만 아니라 안보문제를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마저 미국정책을「조롱」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광범한 문제에 걸쳐 이들 소동맹국들의 의견에 따라 조정해야 될 형편이다.
소련에 대한 친소국가들의 도전은 이와는 좀 다르면서 훨씬 더 위험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소련이 위성국들을 묶어두고 제3세계에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거의 군사력에만 의존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소련은 이미 여러해동안 동구위성국을 통제하고 한때는 가장 강력했던 동맹국인 중공을 견제하는데 노골적으로 군사력을 이용했다.
그렇지만 소련은 「유고슬라비아」 와 「알바니아」의 「블록」 이탈과「루마니아」의 독자적인 외교추구를 방지할 수 없었다.
또 소련이 안보를 보장해준 「베트남」에 대해 중공이 면전에서 공격하고 미국과 반소제휴를 해도 저지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소련은 제3세계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더욱더 군사력에 의존해왔다.
70년대에 소련은 이러한 정책을 가지고 직접 개입하던가, 「쿠바」군을 앞세워「앙골라」 「이디오피아」「모잠비크」남「예멘」등에 친소정권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반면 그 동안 「이집트」 「수단」「소말리아」 「기니」등은 소련진영에 등을 돌렸다.
소련이 안고있는 문체는 제3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표면적으로만 그렇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미소강대국들의 동맹국 통제능력이 위축된 이유를 외교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나누어 보고있다.
▲민족주의= 제3세계의 신생국과 동구국가들 사이에 민족독립의 열정이 추진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유럽」 에서 소련지배에 대한 폭발적인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제3세계에서는 강대국 지배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나고있다.
▲세력균형의 변화=불·독 등「유럽」 공동체의 부상은 대서양동맹체내에 미국의 우위에 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미국의 혼란과 군사력의 상대적인 약화는 동맹국에 대한 영향력을 줄였다.
▲군사력의 한계=미국이「이란」의 친미정권붕괴를 막지못한 것이나 인질구출실패,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진압실패 등 군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군사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러한 사태에 대처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미국으로서는 동맹관계를 시급히 재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 같다. 그러려면 미국이 독점했던 정책결정권을 동맹국들과 나누어 불신감을 씻어내야 할 것이다.
소련으로서는 세계지배를 위해 군사력을 더욱 이용할 소지가 있다고 전략가들은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될 경우 80연대에는 강대국대결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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