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민주당(하)전당대회 앞두고 집안 사정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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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카터」행정부는 국내외정책을 다루는 과정에서뿐만 아니라「빌리·카터」의 추문을 다루는 과정에서도 계속 무능력을 드러내고 있다.
「카터」행정부가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흔적은 거의 없다. 「시빌레티」법무장관이 『「빌리·카터」가 외국인「로비스트」등록을 하지 않으면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사전에 「카터」대통령에게 경고한 정도가 문제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법무성의 개입은 도덕적인 측면에서는 비난을 받을지 모르나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빌리·카터」의 추문이 터지고 나자 백악관은 이 사건에 관련된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는 정책을 써오고 있다.
「카터」는 이 사건을 솔직히 파헤치고 해결함으로써 오히려 상처 없이 일어설 수도 있다.
그러나「카터」대통령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카터」의 고위보좌관들은 「빌리·카터」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그들은 「리비아」 사람들에게 「빌리·카터」와의 이상한 거래를 중지하도록 요청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카터」대통령과 「로절린·카터」는 「빌리」의 행동을 꾸짖기는커녕 그의 행동을 방조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민간인인 「빌리·카터」에게 미국무성의 전문을 보여주고「카터」대통령은 「빌리」가「이란」인질사건해결에 개입하도록 영향력을 끼쳤다.
이 같은 사소한 실수는 급기야 「브레진스키」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이 「빌리·카터」를 만나고 「빌리」의 주선으로「리비아」외교관이 「카터」대통령을 방문하는 상황까지 발전했다. 「카터」행정부는 결국 개인 「빌리」를 통해서「리비아」정부에 「이란」인질석방에 협조해줄 것 을 요청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정말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전문적인 외교관을 통해서 이루어져야지 「빌리·카터」같은「문제아」를 통해 이루어질 수는 없다.
더구나 미국정부는「테러」전복행위를 일삼는 악명 높은「리비아」의 「가다피」정권에 구태여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째서 이 같은 어이없는 사태들이 발생했을까.
이유는 명백하다. 「지미·카터」가 근본적으로 허약한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카터」는 자신의 코앞에 닥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이 문제를 정부기관을 통해서 해결하기보다는 그 자신이 나 자신의 가족에게 먼저 떠맡기는 경향이 있다.
설사 「카터」가 문제의 해결을 그의 참모들에게 의뢰한다해도 그의 참모들은 대부분 건전한 판단을 내릴 능력이 없는 사람들로 구성돼있다.
심지어는 대통령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참모들은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카터」가 이끄는 민주당행정부는 미국 경제릍 잘못 이끌고 있으며 미·소간의「데탕트」정책을 망쳐놓았다.
민주당행정부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계속 당황하도록 만들었고 미의회를 고립시키고있다.
이 결과 여론의 지지를 받으려는 민주당행정부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빌리·스캔들」은「카터」행정부의 기본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건이다.
이와 같은 결과로 「카터」추방운동은 더욱 논리적인 설득력을 갖게되고 11일부터 시작되는 「뉴욕」전당대회를 「공개전당대회」로 하자는 주장이 빚을 보게됐다.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진 것은「지미·카터」는 사소한「트러블」만 생겨도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줄 모르는 취약점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관념이 몹시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카터」가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로 정식지명을 받는다해도 11월 선거에서는 어떻게 승리를 거둘 것인지, 또 설령 그가 대통령에 재선된다하더라도 앞으로 4년 간 미국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알수없는 노릇이다. <끝>
【「조제프·크래프트」기「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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