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스즈끼」정권의 발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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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 자민당은 15일의 양원 의원총회에서 고「오오히라」총재의 후임자로 전 당 총무회장 「스즈끼·젠꼬」씨를 제10대 총재로 선출했다.
「스즈끼」자민당 총재는 17일에 있을 특별국회에서 수상후보로 지명 받아 일본의 전후 제15대 수상으로 확정될 것이며 그에 따라「스즈끼」수상의 신내각이 당일 발족할 예정이다.
이로써 내각 불신임에서 파생될 국회해산과 총선 돌입, 그리고 그 과정에 있었던「오오히라」수상의 서거가 빚은 우방 일본의 정치적 혼미는 일단 수습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여당과 신정부가 새로운 안정다수의석을 기반으로 심기일전, 명실공히 80년대 일본의 주역으로 착실한 전진을 이룩할 수 있기 바란다.
「스즈끼」총재는 조각구상에 앞서「거당 체제의 확립」을 역설한 바 있다. 이것은 당내 파쟁과 그로 인한 정국의 혼미를 종식시키기 위한「스즈끼」신임 총재의 안정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방침에 따라 앞으로 탄생할 자민당 신체제와 신내각은 고「오오히라」수상과「다나까」전 수상의 주류를 기축으로 하되「후꾸다」「미끼」「나까소네」「고오모또」등 제씨의 비주류 및 중견 층이 골고루 참여하는 균형체제가 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는 물론 당의 간사장직을 둘러싼「후꾸다」「다나까」파의 경쟁도 있을 수 있고 주요 각료직을 희망하는「나까소네」「고오모또」파의 처우문제도 약간의 난점을 제기하기도할 것이다.
그러나 노련한 당인 경력을 쌓은바 있는「스즈끼」신 총재의 탁월한 조정역은 그러한 난제들을 원만히 극복·해결할 것이라 기대되며 자민당과 일본정부의 안정·단합도 무난하게 확보될 것으로 믿어진다.
「스즈끼」신 총재는 과거 주요 각료직을 역임한 일본 정계 관계의 거목일 뿐 아니라 당과 의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중진인사다. 주변에선「스즈끼」총재의 인품을 가리켜「온후·성실·신중의 인물」이라 평하고 있다하며, 평소『정치는 물 흐르듯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라 전하기도 한다.
이를 보면「스즈끼」신 총재는 순리와 균형감각을 중시하는 정치가라 말할 수 있을 듯 하며, 그의 내외 정책 수행 또한 그런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관계를 포함한 앞으로의「스즈끼」내각의 내외정책은 고「오오히라」수상의 정책기조를 발전적으로 계승할 것이라 전해지고 있다.
「아시아」안정 유지를 위한 일본의 긍정적인 역할, 소련 팽창주의와「에너지」문제·국제무역의 장래와 관련한 일본의 바람직한 자세, 그리고 특히 한반도의 안정유지에 필요한 일본의 역할 설정 등, 신임「스즈끼」총재가 당면한 문제는 다방면에 산적해 있다.
이 과제와 관련해 우리는「스즈끼」총재가 한·일 협력의 변함없는 지속과 대미협조를 다짐하고 있다는 데에 우선 깊은 관심과 환영의 뜻을 표하고자 하며 한국·일본·미국은 동「아시아」의 안정과 한반도의 안정에 공통의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새삼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다.
한국의 안전과 한반도의 안정은 곧 일본자체의 안정과 직결돼 있으며 바로 그 점에 한·일 경제협력을 통한 한국의 안전강화에 일본이 기여해야 할 이유와 당위가 있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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