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이 정상에 서기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태광산업이 이번 2차연맹전에서 69년 국세청으로 출범한 이래 대표선수들이 출전해서는 단한번도 패권을 놓친 적이 없던 무적 미도파를 예선과 결승「리그」에 두 번이나 모두 3-2로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슈퍼스타」 심순옥의 종횡 무진한 활약에도 있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거센 공격을 신들린 듯이 걷어 올리는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 때문이었다.
항상 중하위에서 맴돌던 태광산업이 올 들어 정상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1m65cm인 단신 송세영감독(37) 이 부임하면서「팀·컬러」가 바뀌었기 때문.
79년 6월 태광산업에 부임한 송감독은 국내실업「팀」중 가장 단신(주전평균신장 169cm)인 태광산업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길은 정신력과 끈질긴 수비밖에 없다는 사실에 착안, 하루 8시간씩 피땀 흘리는 연습을 시켰다.
하루 3백∼4백개의「서브」, 4시간의 수비연습, 3시간의 종합연습 등으로 짜여진「스케줄」만 보아도 태광산업이 수비에 어느 정도 비중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송감독은 이밖에도 모든 선수들에게 「백·어택」(후위공격)을 시도, 심순옥이 여자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성공시켰으며 김윤자·양순덕 등도 어느 수준에 도달했다. 또 송감독은 스스로 「블로킹·머신」을 개발, 상대「팀」의 「블로킹」 에 대한 선수들의 공포증을 제거시켜주었다.
송감독이 개발한 「블로깅·머신」은 철제손바닥 모양에 「스프링」을 이용한 기구로 선수들이「블로킹」에 대고 때리면 반동적으로 작용, 「터치·아웃」작전과 수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
이러한 기술적인 면 이외에도 송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성격상으로 대범한 점.<임병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