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수입량이 부쩍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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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의 전자 공업 발전으로 금의 수요량이 5년 동안에 17배 가까이 늘어났으나 국내 생산량이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매년 막대한 양의 금을 수입해야 하고 최근에는 국제금값이 엄청나게 뛰는 바람에 금수입에 쓰는 외화만도 5천만「달러」가까이 된다.
75년까지 만해도 금의 국내 수요량은 고작 4백75㎏밖에 되지 않아 국내 생산량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76년부터 공업용 금의 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 이해에 2천7백36㎏이 필요했는데 국내에서 5백83㎏밖에 생산하지 못해 부족량 2천1백53㎏을 수입했고 77년에는 3천8백48㎏이 필요했으나 6백64㎏밖에 생산하지 못해 3천1백83㎏을 수입했다.
그 뒤 78년에 8백52㎏을 생산, 2천8백78㎏을 수입했으며 지난해에는 수요량이 5천5백87㎏이었는데 비해 생산량은 78년보다 1백3㎏이 적은 7백49㎏밖에 안돼 4천8백38㎏이나 수입했다. 그 대전만도 4천7백75만「달러」나 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사정이 더욱 나빠져 약7천㎏이 필요한데 국내 생산량은 1천㎏정도밖에 안돼 부족량 6천㎏을 수입해야할 판이 된 것이다. 게다가 국제 금값이 지난해 평균가격보다 배이상 뛰어 7월 현재의 값으로 쳐도 금수입 대전이 1억2천3백만「달러」나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금의 수요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공업용, 특히 전자공업용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금은 전기의 전도율이 좋고 연성(길게 늘어나는 힘)이 좋아 전자공업에서 빼놓을 수 없으며 금 전체수요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반지·「액세서리」등 장식용과 금이빨·실침 등 의료용으로도 물론 많이 쓰인다.
7월 현재 우리나라에는 23개의 금광이 있으나 79년에 자기제련으로 10㎏이상의 금을 생산한 곳은 태창(29㎏), 상동(24㎏), 덕음(21㎏), 전의(10㎏)등 4개 광산뿐이다.
금값은 75년만해도 국내 장항제련소 공매값과 「런던」이 금시장 값이 1「온스」당 1백60「달리」(돈쭝당 9천3백56원)내외로 비슷했다. 그러나 76년부터 국내 금값이 「런던」금시장 값을 웃돌기 시작, 79년 중반에 국내 값이 「온스」당 6백15「달러」(돈쭝당 3만5천9백60원)로 「런던」값 3백7「달러」의 배가 됐었다. 그러다가 국제 금투기가 일면서「런던」금값은 한때 「온스」당 8백25「달러」(돈쭝당 4만8천2백40원)를 기록했다가 6월말 현재6백62「달러」50「센트」(돈쭝당 4만7천9백20윈·신환율적용)가 됐다.
국내 금값도 1월에「온스」당 7백28「달러」까지 솟았으나 6월말 현재 5백13「달러」로 떨어져 국제 값을 밑돌고 있다. 그러나 소매 값은 돈쭝당(3.75g)4만9천원선으로 「런던」의 금값과 비슷한 상태.
동자부관계자는 국내 산업 발전에 따라 금수요가 내년에도 올해보다 1천㎏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생산은 이를 뒤따르지 못해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금광업 육성을 위한 융자 및 세제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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