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 냄새에 홀려 3명 목숨 잃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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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소년들에게 환각제로 이용돼 사회문제가 되고있는 접착제 「본드」 흡입으로 26일 서울과 강원도 원성에서 10대 2명이 숨지고 1명이 환각상태에서 자살했다.
관계자들은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의 「본드」 환각사고를 막기 위해 「본드」를 제조할 때 「암모니아」 등 악취가 나는 물질을 포함시키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도 이 같은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6일 하오 2시쯤 서울 장안동 장안「아파트」 90동 107호 김태섭씨(47) 집 화장실에서 김씨의 2남 재원군(17)이 「본드」 냄새를 맡다 질식, 실신해 있는 것을 놀러왔던 친구 허관군(17·서울 답십리 4동 49의 l05)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허군에 따르면 재원군이 화장실에 간지 오래됐다는 동생 수면양(6)의 말을 듣고 화장실문을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어 창문을 통해 보니 재원군이 「본드」를 넣은 대형 「비닐」봉지를 얼굽에 뒤집어쓰고 있었다.
▲26일 하오 4시40분쯤 서울 미아 4동 산 35 미아「아파트」 뒷산에서 13세 가량의 소년이 높이 2m쯤의 「아카시아」 나뭇가지에 「나일론」 끈으로 목매 숨져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서복만씨(38)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소년이 목맨 「아카시아」 나무 밑에서 「본드」액을 짜 넣은 고무봉지와 「본드·튜브」 4개를 발견, 숨진 소년이 「본드」 냄새를 맡은 뒤 환각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고있다.
▲26일 하오 4시20분쯤 강원도 원성군 호저면 만종리 김종운씨(53) 집 2층에서 김씨의 장남 창현군(19)이 「본드」를 짜 넣은 「비닐」봉지에 코와 입을 넣은 채 숨져있는 것을 김씨가 발견했다.
창현군이 코를 넣은 「비닐」봉지 안에는 대형 「본드」 1개 정도가 짜 넣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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