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인플레로 불황 이겨 내말껜 경기 회복 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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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제거인 미국이 불황의 강속「펀치」를 맞으며 뒤End거리고 있다.
물건이 제대로 안 팔리고 기업이 목줄을 잡힌 형상들인가 하면 실업자가 줄줄 이다.
연말 깨면 일터를 잃을 미국인이 9백만 명은 넘어설 것이고 GNP는 한해 동안에 3·5%나 낙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경기 하강이 빠르고 가파른 국면에 접어들자「인플레」퇴치정책을 당당히 발표한지 불과3개월만에「카터」 는 균형예산의 목청을 낮추고 연방세 감면의 뜻마저 비치게 됐다. 경제문제가 선거전외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의회안팎에서 자신의 경제실패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정이 악화되자 기왕의 시설투자계획을 다시 손질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는 자본투자증가율이 겨우 1%에 머물 것이라는 상무 생의 예측이다. 작년도의 자본투자증가율이 6%인 것에 견주면 엄청난 위축이다.
산업생산은 5월중 2·1%가 내려가 75년이래 최악의 상태를 반영하고 있으며 소비도 4개월 째 계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모두가 돈지갑을 움켜쥔 채 풀 생각을 않고 있는 탓이다.
또한 일시해고 선풍이 건축· 자동차·철강산업 부문에 널리 번지는 가운데 지난 2개월 동안 실업자가 이미 1백70만 명이나 생겼다.
그러나「인플레」는 다소 수그러들어 연초에 20%(연율)까지 치솟았던 생산자 물가는 5월 들어 4%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소비자물가도 서행상승.
「인플레」가 이 같은 완만 추세로 진행한다면 연말께에 9% 또는 그 이하로 잡혀질 전망이다.「인플레」의 진정에 따라 금리수준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현 경제불황은 73년, 75년의 「슬럼프」 보다는 덜 심각하지만 50년대의 두 차례 불황과 맞먹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올 가을 대통령선거전이 열기를 뿜을 때쯤이면 경기는 뒷걸음질을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실제 피부에 닿는 회복 감은 몇 개월 뒤에나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내년 초 대통령 취임식 때나 돼서야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실업률은 9%선에서 멈추고 「인플레」율은 연말수준을 유지하거나 약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불황이 80년도에도 확대된다는 일부 비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일반의 소비억제와 저축증대가 기업의 생산의욕을 감퇴, 실업을 더욱 촉진하고 투자욕구를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게다가「오일」가의 계속상승. 수입억제 둥이 경기를 끌어내리고「인플레」를 다시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배적인 견해는 역시 낙관론이다. 경제가 급속히 하강하는 만큼 금리와「인플레」율도 같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 이 같은 저금리·저율「인플레」에 고무되어 건축·자동차산업 등이 활기를 띠고 소비자 구매력도 높아지며 이에 따라 재고품도 팔리기 시작해 시장이 활성화된다는 논리다. 이러한「플러스」 요인들이 작용한다면 불황은 80년 말을 바닥으로 차츰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전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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