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이하의 졸전…김치복 전원일치 판정패 L·플라이급 타이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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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7일밤 문화체육관에서 벌어진「프로·복싱」WBC「라이트·플라이」급「타이틀·매치」에서 도전자 김치복은 키 크고「리치」가 긴「챔피언」「일라리오·사파타」(22·파나마)의 「아웃·복싱」에 휘말려 무수히 얻어맞고 판정패했다.
이날 판정내용도 주심인 미국의「리처드·스틸」이 1백49-1백38, 부심인「파나마」의 「아르모디오·세데뇨」가1백49-1백40, 한국의 정영수가 1백49-1백39 등 전「라운드」에 걸쳐 일방적인 「사파타」의 우세였다.
한마디로 답답하고 짜증스러움만 느끼게 하는 일전이었다. 김치복은 초반부터 10cm나 키가 큰 왼손잡이「사파타」의 「피스톤」같은 오른손「스트레이트」와「잽」에 속수무책, 초반에 이미 승부가 판가름나고 말았다. 「사파타」는 경쾌한 발놀림을 바탕으로 주무기인 「스트레이트」를 김치복의 안면과 옆구리에 던지는 전형적인「아웃·복싱」을 구사했는데 김치복은「스피드」의 열세로 『접근전으로 복부를 공략하라』는 당초의 작전이 차질을 빚으면서 무기력하게 외곽서 돌다 무방비로 난타당하는 졸전을 펼쳤다.
보다못한 관중들도 중반에 접어들자 『치복아 받아버라라』고 야유 아닌 성원을 보냈지만 「사파타」의「샌드·백」을 치듯하는, 마치 「스파링」과 같은 양상으로 시종일관했다. 「사파타」가 승리후 『김치복이 달려들지 않아 수월하게 경기를 끝냈다』고 말했듯이 김치복은 거친「프로·복싱」엔 걸맞지 않는 무자격 도전자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또 이 경기를 관전한 전「챔피언」인 일본의「나까지마·시게오」(중도무웅)도 「사파타」의 「리드·펀치」가 초반부터 명중함으로써 명암이 엇갈렸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국「프로·복싱」은 올 들어 연초 김성전이「타이틀」을 잃은 뒤 최근 김상현·박찬희마저 「홈·링」에서「챔피언」을 뺏기는등 모두 9차례의 세계「타이틀·매치」에서 단지 3번만 승리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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