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대만 간접교역이 늘고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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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홍콩=이수근 특파원】중공의 평화공세가 치열한 가운데 대만일각에서도 본토와의 관계를 트라는 압력이 서서히 꿈틀거리는 최근, 「홍콩」을 경유하는 중공과 대회간의 간접교역이 금년들어 부쩍 늘고 있다. 「홍콩」정청의 통계에 따르면 79년 첫 4개월간 대만의 중공상품수입액은 78년 동기에 비해 56·6%가 늘어난 1천6백50만「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공의 대만상품 수입액은 78년, 전기간의 액수보다 무려4천%나 신장한 2백만「달러」에 달했다.
아직은 왕복무역액이 미미한 규모이긴 하지만 이런 추세로 진전되고 양측이 한층 탄력적으로 임한다면 수년 안에 그 규모가 어렵지 않게 10억「달러」대를 넘을 전망이다.
중공은 79년1월1일자로 대만상품의 금수규정을 철폐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대만과의 거래는 국내거래로 인정하여 무관세혜택을 주고있다.
이번 광주교역회에 참관한 외국인들이 동방「호텔」의 방마다 「메이드·인·타이완」(대만산)이라는 원산지 증명도 선명한 냉장고가 놓여있는 것을 볼만큼 대륙측은 대만과의 교역에 적극적이다.
소식통에 마르면 중공측은 석유·석탄등의 품목을 특별하게 싼값으로 대만에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 그런 조치들이 대만당국을 회유하려는 중공측의 통전전략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된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도 그럴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공은 대만에서 지난해 단 5만「달러」어치의 물품을 구입했지만 금년에는 전자부품과 원사 등을 갑자기 대량으로 구입할 만큼 대륙의 소비재상품의 생산증대에 압력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타이완」에서도 최근에는 본토산 약재가 공개리에 팔리고 있어 양측은 어미 교역문제에 관해서는 암암리에 어떤 양해가 성립되지 않았느냐는 강한 추측이 「홍콩」에서는 나돌 정도다.
대만당국은 지금까지 표면적으로는 중공산 상품의 수입을 엄격히 금지하고있지만 무역수지는 엄청난 역조현상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비희평 등 3인의 입법원의원은 9월24일 대정부질문을 통해 중공과 우편·통항·통상관계를 트라고 제의하면서 그렇지 않고는 지금과 같은 간접교역조차 어떻게 묵인할 수 있느냐고 손연선 행정원장을 윽박질렀다.
소식통들은 양측간의 교역의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정치적 긴장을 완화시킬 촉매제가 될 것이라면서 금년에 급신장한 양측간의 교역량에 주목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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