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좌변 백을 넘겨주지 않을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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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결승>
○·탕웨이싱 3단 ●·이세돌 9단

좌변 백을 넘겨주지 않을 수 없다

제17보(126~136)=126은 침입의 급소. 초반 흑이 얻은 좌변의 효율 높은 전개에는 언제나 126의 약점이 숨어 있었다. 2선 낮은 곳이라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물론 중앙에서 흑의 세력이 강하다면 126 침입은 성립하지 않는다.

 ‘참고도1’을 보자. 흑이 1에 두어 연결을 막으면 어찌될까. 2, 4가 알아야 할 수습의 수순. 어떻게 변화해도 흑은 백을 잡지 못한다. 10까지는 변화의 하나일 뿐이다. 10 이후 흑a 막으면 백b 이하가 가능한 변화. 쉽게 산다.

 ‘참고도2’ 1에 두어 백을 잡고자 하면? 가만히 2에 서서 좋다. 4 이후 백a 흑b 백c도 남아 있다. 백은 a와 c 어느 수를 먼저 붙일까, 그것만 조심하면 된다. 조건이 바뀌면 c에 먼저 붙여 활로를 개척할 수도 있다. 중앙의 강한 백이 원군이 된다.

 참고도 둘 모두에서 요점은 2와 4를 두는 것이다. 멋진 행마법이다.

 흑의 양보(127)는 어쩔 수 없다. 대신에 131 붙여서 변화를 꾀하는데, 잘 될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앙은 백도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132, 134에 대해서는 인터넷 해설을 맡았던 한승주(17) 2단이 “피 한 방울 안 나오게 둔다”고 감탄했다. 반면으로는 흑이 이기지만 덤을 제하면 2~3집 모자라는 국면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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