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마라톤 낙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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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손기정씨(67)의 출발신호로 59명의 선수들은 서울운동장「메인스타디움」을 한바퀴 돈뒤 가드로 힘차게 달려갔다.
가장 인기를 끈 선수는 우리나라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오경미양과 참가선수 중 최고령자인 고정숙씨(53·서울전농동620) .
남편과 함께 응원나온 이정옥씨(24·여·서울마포동217)는 『남녀차별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여자「마라톤」대회가 열린 것은 뜻밖』이라며 『이번 대회가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부정하는 사회 통념을 깨뜨리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국여자선수들은 「레이스」에 편하도록 짧은 「팬티」를 입었으나 우리나라 선수들은 대부분 긴「팬티」를 입었으며 「스타킹」을 신거나 「테니스」 복을 입고 출전한 선수도 있어 우리나라 여성들의 보수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같은 시간에 여의도광장에서는 「조깅·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페스티벌」에는 국회의원·「탤런트」·주부등 남녀노소 3백여명이 참가, 여의도외곽도로 4㎞를 달렸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달리는 축제」였다.
참가자중 최고령자는 김창근옹(69·서울북아현동159). 매일아침 집에서 행주산성에 이르는 10㎞를 달려온 김옹은 젊은이들 틈에 섞여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수한·송원영·김제만씨등 3명의 신민당국회의원들도 비를 맞으며 끝까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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