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화통일 목표 포기한 적 없다 북괴|홀브루크 연설 중 한국 부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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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반도는 잠재적인 불안을 내포하고 있는 곳이다.
이 분단된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난지 30년이 지난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긴장이 고조돼있고 튼튼하게 요새화 된 전선을 사이에 두고 거대하고도 잘 무장된 군이 대치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그들의 방식에 의한 한반도 통일 목적을 포기한 적이 없다.
이점에서 미국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재 다짐했으며 대통령은 작년 한반도에서의 병력의 균형 문제를 재검토한 후 최소한 81년까지는 미 지상군의 점진적인 철수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한국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공약을 과시하기 위한 미국의 즉각적인 조치들과 함께 10·26이후 수개월동안 한국역사 가운데 미묘하고도 어려웠던 순간에 안정을 유지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10·26사태」이후 한국의 과도 정부는 광범하고도 대중적 지지를 받는 정부를 지향하면서 착실하게 민주화 과정을 추진해왔고 개정 헌법도 준비되고 있다.
개인의 자유도 신장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의 다수의 저명 인사를 포함하여 6백여명에게 복권 조처가 취해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 정부를 계속 지지하고 한국인들이 희망하는 대로 현재 진전되는 과정을 허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한국은 두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10여년 동안 10%선의 성장을 계속하다가 어려운 해를 맞게된 경제문제다. 세계가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이 시기에 우리는 한국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또 하나는 한국은 새로운 정치 체제를 건설하면서 남북한 정부대 정부 차원의 직접대화를 위한 북한의 제의에 대처하는 점이다.
이러한 시험적이고 미묘한 노력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결국 환상 또는 속임수로 판명될지도 모른다.
이 가능성은 지난주 네 차례에 걸친 북한의 도발사건으로 뒷받침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최근의 사건은 며칠전 한국의 해군순시선이 북한의 간첩선을 발견, 격침한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행위는 남북대화에 있어서 북한이 성실성을 가지고 있는가 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대화는 조심성과 경계심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 자극을 줄 수밖에 없었던 최근의 여러 가지 사태발전 가운데 진행되는 현재의 대화가 남북한에 대해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고있다.
그러한 요인들 중에는 미·중공 관계 정상화, 한국정세의 변화와 북한과 마찬가지로 소련과 접경하고있는「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소련의 침공 등이 포함된다.
특히 세계 여러 곳에서 긴장이 야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북한(공식명칭으로 호칭)과 대한민국간의 현재대화가 동북아의 긴장을 완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우리는 이를 환영하고 고무할 용의가 있다.
우리는 한국을 계속 전폭 지원하여 외부로부터의 간섭이나 모험주의에 대해 한국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며 한국의 계속적인 민주화 발전들을 지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동「아시아」지역의 소련의 군사력 팽창 노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한다. 지난 수년간 소련은 태평양 지역에서 점진적이지만 심각한 해군력을 증강해 왔다.【워싱턴=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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