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진단<49>|김재호(가톨릭 의대성모병원·안과)(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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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녹내장이란 눈 속의 압력이 상승되고, 이 때문에 시신경 손상과 시야의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무서운 눈병이다.
발병초기에 고쳐야지 늦어져 일단 실명에 이르면 치료기화를 놓치게 되므로 어느 눈병보다도 조기진단, 조기치료가 요구되는 눈병의 하나다.
녹내장은 발생기전에 따라 급성울혈성 녹내장, 단순성(광우각)녹내장, 속발성 녹내장 및 눈알이 점차 커지는 선천성 녹내장 등으로 구별하는데 이들 녹내장의 증장도 제각기 틀린다.
가령 급성 녹내장인 매에는 수개월 또는 수년간에 걸쳐 안압이 일시적으로 장승 하는 발작증세가 생기는데 이 때마다 안개 속을 보듯이 시력장애가 나타나며, 또 각막부종으로 불빛을 볼 때엔 그 주위에 무지개가 보이기도 한다. 이 때 두통·눈의 압박감·안통 등이 동반할 수도 있다. 흔히 이런 발작증세는 수분 내지 몇 시간 후에는 없어져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는데 이런 발작이 반복되다가 급격히 대발작이 있게 된다. 이 때엔 심한 편두통·안통·오심·구토 등의·발작증상이 생기면서 시력도 급격히 떨어져 눈앞의 물체의 움직임 정도만 인식되는 실명상대로 돼 버린다.
안압측정을 하면 정상인의 2O이하 보다 높은 40∼60mmHG 또는 그 이상으로 나타나며, 손으로 눈알을 눌러보면 단단해진 것을 쉽게 감별할 수 있다. 이 때 눈은 심히 충혈 되며, 각막부종과 눈속혼탁 때문에 청록색을 딴다. 이렇듯 눈속이 선색을 띠면서 실명되기 때문에 「선내장」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런 급성녹내장인 떄엔 즉시 수술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현 단순성 녹내장은 겉으로 보아 정상의 눈과 똑같지만 다만 눈 속을 순환하는 방수가 잘 빠져나가지 못해 이 때문에 안압이 높아진 것으로, 예를 들면 하수구가 막혀서 수도물이·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와 흡사하다.
단순녹내장은 40∼60세 때에 흔히 한 눈 또는 양눈에 나타나는데, 아무런 자각증상도 없이 천천히 진행하므로 환자 자신이 미처 모르고 지나다가 실명이 가까와져서야 비로소 자각하게 되는·실명의 복병인 것이다.
이런 환자는 몇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주변의 시야가 점차 좁아지게 되어, 마치 「터널」속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심시력은 말기까지도 계속 좋아서 시력측정을 하면 0·9∼1·0의 정장시력을 보인다.
이처럼 단순녹내장은 경한 두통이나 눈의 피로, 압박감 정도의 느낌 뿐으로 별로 자각증상이 현저하지 않기 때문에 이의 진단은 안압측정·시야검사·안저검사 등의 다각적 검사로써 진단을 내리게 된다.
녹내장은 유전성이므로 이런 가족은 1년의 한 두 번씩의 안압측정을 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치료는 약물요법이 원칙이지만 이로써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엔 부득이 수술을 받게된다.
녹내장은 분노·불안·흥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항장 명랑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녹내장인 경우 「코피」는 하루 한잔 정도를 넘지 않도록 하며 술은 금해야한다. 그 밖에 아주 어두운 곳은 피해야하며 피로하지 않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재호(가톨릭 의대성모병원·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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