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예측불허-열기 더해 가는 미대통령후보 지명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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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 대통령후보 지명전은 「플로리다」 등 남부지방의 예선결과 민주당에서 「카터」, 공화당에서 「리건」후보가 선두에 나섰다. 민주당은 「카터」·「케네디」후보로 압축되어 있지만 공화당에서는 「포드」 전 대통령의 출마가능성이 높아져 파란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민주·공화 양당의 후보지명전양상을 정리해본다.

<민주당>케네디 쟁점포착 못해 고전|대의원 수 많은 일리노이·뉴욕이 고비
작년11월의 「이란」에서의 미국인 인질사건이후 기적적으로 인기를 회복한 「카터」는 이제 재선을 준비하는 기분으로 순조롭게 진군하고있다.
이에 반해 뚜렷한 선거쟁점을 포착하지 못한 경쟁자 「케네디」는 「중도탈락」의 먹구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있다.
지금까지 6차례의 예비선거에서 거둔 두 후보의 「성적표」를 보면 「카터」가 「매사추세츠」주를 제외한 5개 주에서 승리해 2백71명의 대의원을 확보한데 반해 「케네디」는 1백38명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또 4개 주 지구대회에서는 「카터」가 3개주를 석권했다.
아직 초반전에 불과한 「성적표」라지만 두 후보를 보는 국민의 눈을 어느 정도 짐작케 한다. 「카터」는 「유대」인이 밀집해 살고있는 「마이애미」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유대」표의 3분의 1을 획득, 「유엔」에서 반「이스라엘」 표를 던져 생긴 파문이 그리 크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카터」는 또 「케네디」지지기반인 「가톨릭」표와 흑인표도 「케네디」보다 더 많이 얻었다.
정년 퇴직한 연금생활자들이 많은 「플로리다」주에서도 전 투표의 9%가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케네디」가 물고 늘어지고 있는 「인플레」 문제가 예상만큼 먹혀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증거.
그러나 「카터」의 인기와 지도역량은 앞으로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이란」억류미국인 인질사건 등을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에 따라 또 한번 시험된다는 점에서 크게 안심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채퍼퀴디크」 여비서사건의 부담을 안고있는 「케네디」는 「이란」인질사건을 선거 「이슈」로 잡아 「카터」의 지도력에 반격을 가했다가 패배한 것이 큰 부담으로 남아있다.
후보예선을 전망하자면 대의원수가 많은(1백79명) 오는 18일의 「일리노이」주와 「뉴욕」주가 고비가 될 것 같다.
특히 전국최대의 대의원(3백6명)을 가진 6월3일의 「캘리포니아」주는 투표의 승자가 대의원전체를 독점하는 주법을 가진 만큼 막판에 대세를 판가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이긴 자(카터)가 대통령이 된다는 「정크스」가 깨지느냐, 안깨지느냐, 민주당 후보지명전은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조동국기자>

<공화당>포드 출마세로 새 양상|「리건」은 허약…포드추대 전국확산
11일까지 7개 주의 예선을 치르며 「리건」 전「캘리포니아」주지사와 「조지·부시」 전CIA국장(현 하원의원)의 경쟁으로 압축될 것 같던 공화당의 대통령후보지명전은 「포드」 전 대통령이 나설 것이 확실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양상을 띠게됐다.
당초 공화당에서는 「리건」 「부시」 이외에 「하워드·베이커」 상원의원(공화당 원내총무), 「존·코널리」 전 「텍사스」 지사 등의 거물을 비롯, 9명이 경쟁에 나섰으나 「뉴햄프셔」와 「매사추세츠」주 예선에서 부진, 모두 초반탈락의 고배를 들고있다.
「플로리다」를 비롯한 남부 3개 주의 예선이 끝난 현재로서는 「리건」 후보가 지금까지 선출된 대의원 2백42명 중 1백67명을 확보, 일단 유리한 입장에 서있다. 이에 비해 「부시」후보는 45명을 획득하는데 그치고 있는데 「부시」 후보가 앞으로 남은 예선에서 「리건」을 앞지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안에서도 철저한 보수주의자로 통하고 있는 「리건」이 이처럼 부상하자 온건세력과 비교적 진보적인 인사들은 「리건」이 민주당후보와 맞붙을 경우 승산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중도온건의 「포드」 전 대통령에게 눈길을 돌렸다. 「포드」의 출마를 추진하는 인사들은 「리건」을 내세웠다가는 60년대에 두 차례나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참패한 「배리·골드워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
지금과 같은 난국에는 대통령 경험이 없는 「리건」보다는 온건하고 「워싱턴」경험이 풍부한 「포드」만이 민주당 후보와 맞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포드」 역시 예선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당이 원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은근히 출마의사를 밝혀왔었다.
이러던 차에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포드」 추대의사를 밝히고 나섰고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포드」가 나설 경우 「리건」은 물론 「카터」 민주당 후보보다 유력하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포드」는 이런 대세를 구실로 후보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21일에 실시될 「캘리포니아」와 「미시간」주 예선을 앞두고 의사를 밝히게 될 것 같다.
뒤늦은 출마라 불리하기는 하지만 예선에서 후보지명에 필요한 과반수(998명)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리건」의 과반수 획득을 저지한 다음 전국지명대회에서 「부시」후보 등과 교섭하여 그들의 지지표를 얻는 전략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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