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복보유량 5백만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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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9년 말 현재 4백86만t의 선복량을 확보, 세계 19위의 해운국으로 발돋움한 우리 나라 해운업의 신장은 괄목할만한 것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처음 착수되던 62년의 선복량이 12만t에 불과했던 때에 비해 무려 40배의 성장을 한 것이며 따라서 적취율도 23%에서 47·4%로 크게 상승했다.
이처럼 우리의 해운이 크게 발전한 것은 해달이 뻗어날 수 있는 천연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다 경제규모의 확대에 따른 물동량의 증가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위에 해운진흥시책의 역점을 선복량 확대에 두고 계획조선과 선박도입을 꾸준히 추진해온 정부당국의 노력과 해운업계의 부단한 진출의욕이 가세되었으리라고 본다.
해운의 발전은 비단 화물운송에 따른 운임수입을 올린다는 경제적 효과뿐만이 아니라 대양을 헤쳐가는 국력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나날이 더해가고 있다.
그런 뜻에서 우리의 해운은 오늘에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도 부단히 정진을 해나가야 될 것이다.
한국해운에 지워진 과제는 우선 선복량의 확장에 있다.
현재 세계최대의 선복량을 확보하고 있는 「리베리아」는 8천1백50만t을 기록하고 있으나 그것은 외국선에 선적을 대여해준 분이 많으므로 논외로 하고라도, 2위인 일본은 3천9백만t, 10위인 미국도 1천7백50만t으로 모두 우리보다 월등한 규모다.
선복량의 지속적인 증대는 조선공업·기성공업을 일으키는 전후방 효과도 큰 것이다.
다음으로는 「컨테이너」선 같은 고급화물선을 많이 보유해야 한다.
79년 수출입화물 9천1백만t 중 자국선 화물적취율은 47·4%를 기록했지만 운임수입은 총21억 「달러」의 약40%인 8억7천만 「달러」에 그쳤다.
고운임화물을 아직도 외국선박에 뺏기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세계적인 추세인 자국선보호주의에 비추어 우리도 해운력이 보잘 것 없던 60년대에 외국과 맺었던 해운협정을 상호 봉사한 협정으로 개정하면서 국적선적취율 제고에 힘써야한다.
작년에 미국과의 해양협상에서도 한국의 적취율이 쟁점으로 등장했었지만 자국선우선원칙은 점점 강화되는 추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의 주요 해운국은 모두 50%이상의 자국선운송율을 국내법령에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연근해 해운의 개선도 시급하다. 국내 해상운송화물이나 여객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도 선박은 노후화 한 채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보호를 위해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우수한 선원의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금년도 선원수급계획을 보면 해기사는 2백50명 정도 여유가 있으나 보통선원은 2백30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선박의 증가에 따라 선원부족은 더욱 심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선원양성계획이 현실에 맞게 짜여져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있을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차례로 해결하여 세계상위권의 해운국이 됨으로써 우리의 해운·조선기술이 세계적인 인용을 받도록 해야 되는 것이 해련분야에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제4회 해운의 날을 맞아 한국해운의 앞날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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