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전교조의 활동방식 바람직한가-교육당국이 문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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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전교조가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전교조의 순수했던 설립 취지가 퇴색하고 정치세력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학생들에게 편향된 교육을 하는 것도 못마땅해했다. 반면 특정 사건으로 전교조의 모든 활동을 재단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교육 개혁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김동선 기자

전교조가 잘못된 교육정책들을 저지하는 데 앞장서 왔기 때문에 투쟁 일변도라고 비판하지만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은 교육부 일부 관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 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같은 문제 제기를 교육부가 수용한다면 그들이 투쟁에 나설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많은 전교조 교사들이 교장.교감으로 승진하기 위한 점수 따기 경쟁을 포기하면서까지 참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매년 1월에 열리는 '참교육 실천 보고대회'에서는 2천여명의 교육 실천 사례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이는 수십권의 사례집으로 만들어져 전국의 교사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전교조는 군사독재 정권의 철권통치에 맞서 교육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1천5백여명이 교육 민주화와 참교육 실현을 위해 4년 남짓의 해직을 감수해야 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일선 학교에서 학교장과 교사.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방안이나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교육부는 교육정책을 입안할 때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바란다. 언론 등 여론 주도층은 전교조가 교육을 혁신해갈 책임있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그들이 가진 개혁적인 에너지를 학교교육의 혁신에 쏟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안승문 서울시 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