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서 "초능력 소년"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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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귀로 글자와 색깔을 식별할 수 있는 초능력의 소년이 중공에 나타나 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사천일보는 사천성 대정현의 국민학교 5학년생 당우군(12)이 손가락 끝으로 글자를 읽을 수 있을 뿐아니라 유쾌하고 주위가 고요하여 신경을 뺏기지 않을 때는 귀로도 글자와 색깔을 알아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년은 또 그 글자가 붓으로 쓴 것인지 만년필로 쓴 것인지 조차 분별할 수 있다는 것.
이 보도는 곧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사천성 뿐 아니라 북경에서도 당우군과 같은 초능력 소년 소녀가 있다고 보도됐다.
그러나 과학자인 섭성도는 그런 묘설은 중공 현대화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공박했다.
인민일보 등 중공 언론들도 그와같은 비과학적인 이야기는 중공의 과학수준을 대외적으로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몰아 세웠다.
인민일보는 6월1일 사천의대에 의한 8일간의 당우군 임상실험 결과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당우군이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글자를 「커닝」하는 수법으로 초능력이 있는 것처럼 속여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지인 「자연잡지」는 당우군과 비슷한 초능력을 가진 북경의 왕강·왕빈 남매에 대한 관찰기를 발표하여 정면으로 도전했다.
이 관찰에는 중공 과학원·공군 연구소·청도 동양의학원·치금부 유색금속 연구소 등 10여개 과학연구소의 학자 30명이 참가하여 세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이들 남매가 당우군과 같은 초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9일 천진일보는 사천성의 과학자들과 신문기자들이 다시 당우군을 관찰한 보고서를 싣고 당우군이 귀로 글자와 색깔을 분간해 낸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또 먼저번 조사때는 당우군이 큰 병을 앓아 일시 초능력이 감퇴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조사에서 당우군을 붉은 색깔로 쓴 「심해시진리니」(진리란 무엇인가) 라는 한 문장이 담긴 종이를 귀에 갖다대고 2분만에 그 글자와 색깔을 정확히 식별했다.
그러나 중공 과학자들은 당우군이 가진 이같은 초능력이 어떻게해서 나타났는지에 관해서는 이렇다할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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