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트린 역할을 억제하는 「세크레틴」|김종숙 (중앙대의대·내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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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장관 「호르몬」중에는 「개스트린」이외에「세크레틴」어라는 것이 있다. 「개스트린」이나 CCK가 위액의 산과 「펩신」의 분비를 자극하는 일을 하는 반면 「세크레틴」은 「개스트린」의 역할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우리가 음식물을 먹으면 음식물이 주에서 산성이 되나 십이지장에 도달하면 「알칼리」상으로 바뀌게 된다. 이것은 십이지장 이후의 여러 소화효소들은 음식물이 「알칼리」성일 때만 작용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일을 떠맡고 있는 것이 「세크레틴」이다.
「세크레틴」은 CCK와 같이 십이지장세포에서 나오지만 CCK가 담즙과, 췌액의 분비를 자극하는데 비해 「세크레틴」은 췌액 중에서도「알칼리」성 췌액을 분비시켜 음식물을 염기성으로 만든다.
이렇게 보면「개스트린」억제와 「알칼리」성 궤액분비 촉진이「세크fp틴」의 2대 임무인 것을 알 수 있다.
「세크레틴」은 현재로서는 CCK와 함께 췌장기능검사에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한때 십이지강 궤양 환자 치료에도 쓰인 인일이 있으나 아직까지는 생산비가 비싸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다.
「세크레틴」족에 속하는 「호르몬」들도 여러가지가 이미 발견되었는데「그루카곤」·GlP 등이 그것이며 이들도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앞에서 얘기한 「개스트린」「세크레틴」이외에 중요한 것은 위장관 운동조절에 관여하는 「모틸린」이라는「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은 아직 상세한 기능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위장관「호르몬」들은 위장이나 십이지장 속에만 있는것이 아니고 다른 조직인 소장·대장에서도 일부가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췌장에서도 여러가지가 있는것이 확인됐다. 또 뇌 속에도 이들「호르몬」이 함유돼 있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이들「호르몬」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위장관에서의 소화·흡수를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지는 앞으로의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
이미 근 20종 가까운「호르몬」작용이 구명되고 일부는 소량이나마 생산에 성공했지만 아직도 모든 「호르몬」을 파악하고 이를 치료제로 실용화하기 까지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 단계에서는 수종의「호르몬」이 환자치료에 이용되었으나 일반병원에서 사용할 정도의 분량은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호르몬」의 발견으로 위장관의 생리과정이 점차 밝혀지고 있고 질병이 있을 때「호르몬」의 변화가 있다는 것도 알려지고 있으므로 가까운 장래에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꼭 나오리라고 기대해 본다.
(다음은 한양대학교 부속한양의료원 원장 손의석박사의「콜레스테롤」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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