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당직자 배척 건의|공화 소장의원 17명 "당 정비 때 과감한 쇄신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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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당내 정풍운동을 추진하고있는 공화당의 소장의원 17명은 그 동안 권력의 그늘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치부를 했거나 도덕적으로 타락한 정치인들을 당에서 자퇴 또는 당직에서 제외하라는 5개항의 결의문을 채택, 24일 김종필 총재에게 건의했다.
박찬종 의원은 이들을 대표해 남산당사에서 김 총재를 만나 결의사항을 서면으로 전달하고 김 총재가 앞으로 단행할 당직개편 등 당정비 과정에서 이 뜻을 반영해 줄 것을 요망했다.
한 소장의원은 항간에서 거론되고 있는 3명의 의원이 대표적인 정풍 대상이라는 데는 소장의원들 간에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전하고 이들을 포함해 비공식으로 거론됐던 사람은 15명 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찬종 의원은 공식적으로 대상자를 지목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명단을 작성해 공개하거나 당총재에게 제시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풍운동이 당내 잡음이나 물의를 일으키려 한 것이 아니고 지탄을 받는 인사들이 자진해서 당에서 물러나거나 당직을 맡지 않는 겸양의 풍토를 조성하자는 데 이 운동의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운동은 자기 반성의 일환이며 어떤 집단행동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박 의원은 말했다.
결의문에서 특히 ▲권력형 부정부패 자▲정치를 빙자한 치부 자▲도덕적 타락자▲해바라기형 권력지향 자를 지적한 것이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이 기준에서 숙정 대상자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에게 전달한 5개항 결의문과 추진의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결의문
양심 있는 말을 못하고 행동해야할 때 행동하지 못하고 신념의 정치 아닌 감의 정치를 앞세워 민심에 유리된 절름발이 정국을 초래한 것을 반성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이념을 계승발전하고 상황변화에 따른 정치를 발전시킨다.
모든 공직자와 여야 정치인의 부패, 타락을 방지하고 깨끗하고 명랑하며 품위 있는 정치풍토를 조성한다.
당을 창조적으로 개혁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독자적이고 주체적인 입장을 정립한다.
여당으로만이 아니고 야당으로서도 국민에 뿌리박는 전천후 정당이 되기 위해 당내 민주주의를 창달하고 참신한 인사를 과감히 영입한다.
분열과 분파를 지양해야하지만 미봉적인 단합이 아니라 생명력 있는 단합을 이룩하며 당 정풍 운동을 위해 권력의 그늘에서 부정·부패한 자, 정치를 빙자하여 치부한 자, 도덕적으로 타락한 자, 해바라기 정치작태는 일소해야 한다.
이러한 사항이 현저한 사람은 당을 떠나고 그 밖의 관련자들은 당직을 맡지 않는 겸양의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결의의원
박찬종 오유방(이상 2선)
남재희 유경현 정동성 김수 이태섭 홍성우 김상석 하대돈 ?정일 윤국로 김재홍 설인수 박용기 이호종 노인환(이상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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