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달러」 유가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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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원유가의 인상이 곧 우리경제를 엄습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의 최대 원유공급선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원유값을 「배럴」당 각각6「달러」와 5 「달러」씩 11월1일부터 소급인상한다고 통고해 왔고, 10월1일부터 이미 가격을 올린「쿠웨이트」는 내년부터 감산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에따라 국내유가의 조정시기는 예상보다 앞당겨진 내년초가 될 것같다는 것이며 그 상승폭도 상당히 클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는 부황의 조짐이 확연한 터에 유가인상이 겹친다면 내년의 국내경제는 심각한「스태그플레이션」에 휘말릴 우려가 짙어질 수 밖에 없다.
원유20「달러」시대가 1년도 못가서 일약 30 「달러」시대로 바뀌는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외신은 17일부터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각료 회의가 유가인상을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산유국들이 개막 하루전인 16일에 이미 유가 인상을 발표하여 각료회의의 성격을 모호하게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이러한 산유국의 움직임을 정확히 분석하고 닥쳐올「오일·쇼크」를 현명하게 극복해나갈 방도를 찾아야할 것이다.
올들어 OPEC를 중심으로한 산유국의 동태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변화는 이제 OPEC가 가격 「카르텔」로부터 생산 「카르텔」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종래에는 기준가격을 정하고 유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두는 가격체계를 이루고 있었지 만 이제는 생산량조절, 증량된 GG(정부간거래) DD(산유국직판) 원유로 원유시장의 수급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산유국의 행동통일이 가격체계에서 생산체계로 옮겨갔다는 현상은 원유의 가격상승도 문제려니와 보다 근본적으로는 양의 확보가 절대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원유30 「달러」시대는 대체「에너지」와의 관계를 고려할때, 현재의 「달러」화 가치기준으로 상승한계선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이후의 원유가격은 「달러」화 가치하락분을 보전하는 완만한 상승세로 접어든다고 전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로서 「오일·쇼크」에 대처하는 방안은 자명해진다.
가장 긴요한 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원유량을 어떻게 들여와 확보하느냐는 것이다.
산유국의 재량권이 강력해진 오늘의 정세에 비추어 산유국과의 경제외교, 즉 경제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나아가야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메이저」의 공급량삭감을 막도록 그들을 설득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에너지」절약의 생활화, 「에너지」다소비형산업을 과감히 잘라버리는 정책결단이 요청된다.
당면한 대응책으로는 유가인상요인이 생겼으면 이를 공표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한 뒤에 즉각 반영시키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인상압력을 덮어둔채, 비축기금등으로 응급처방을 하다가 더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는편이 좋을 것이다.
그것은 73년의 첫「오일·쇼크」경험을 참고로 하자는 뜻이다.
80년대는 자원의 중요도가 제고되는 시기인만큼, 지금부터 자원보유국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세우도록 재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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