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의 수출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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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자원은 없고, 인구는 많은 우리나라에서 우리의 활로가 지속적인 수출신장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나, 우리의 경제성장이 수출에 주도되어 그동안 높은 실적을 올렸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터다. 이제 이러한 성장추진력에 많은 애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므로 이를 현명히 타개해 나가지 않는다면 성장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저해할 염려가 없지 않을뿐만아니라 단기적으로는 국제수지애로에 부딪쳐 경제순환이 정상화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지금 제기되고있는 수출애로를 타개키 위한 종합적인 시책이 서둘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출신장을 저해하는 요소는 국내물가의 높은 상승율이나 경쟁국이라 할 대만·싱가포르·일본등의 물가상승율이 우리의 물가상승율보다 월등 낮은이상 수출채산성이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수출채산성의 악화를 더이상 방치하지 않기위해서도 국내물가의 안정을 위한 보다 실효있는 봉책이 서둘러 마련되어야한다.
국내물가의 추가적인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기왕에 형성된 채산성악화 요소는 원리상으로는 환율조정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물가와 환율의 상관관계로 보아 환율은 비록 미조정이라 하더라도 적지 않은 여파를 파생시킬 것이다.
그때문에 이 문제는 물량적인 뒷받침을 충분히 마련한 연후에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며, 물량적인 뒷받침을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가용외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수출채산성의 개선은 시간을 들여 해결해야하는 성질의 것이라면 당면해서 비가격적인 수출신장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기존기술과 기존자원을 가지고 보다 고가의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을 가일층 강화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교적 적은 투자로 높은 효율을 올릴수 있는 기술도입을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공업제품의 고급화를 위한 기술도입은 이시점에서 새로이 평가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다음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은 국제시장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시장개척 노력이다. 상품도 「라이프·사이클」이 있는것처럼 수출시장도 계속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수지강세국과 약세국이 국제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계속 변화하므로 이를 신속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시장경보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접근이 요청되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가 특히 주목해서 대처해야할 사항은 일본의「엔」화 평가절하경향이 지속됨으로써 우리의 수출에 경합도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과 미·중공의 최혜국대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밀려오는 경쟁압력이라 할 수 있다. 이 두가지 요소는 우리의 대미일 수출의존도가 52%에 이르고 있을뿐만 아니라 여타시장에 있어서의 경공업제품의 경쟁관계강화 때문에 우리가 깊이 배려해야할 절실한 과제인 것이다.
한편 수출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배려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경영합리화·생산성향상·기술개발이라는 질적 개선노력도 절대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며 때문에 기업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발적인 체질개선 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줄로안다. 지금의 국내경제여건으로 보아 정책적인 가격 유인에 기대하는 안이한 방법을 기업이 요청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면 기업의 질적 개선을 통한 수출경쟁력의 회복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방법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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