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투명한 "행정의 관리자"|사무관부터 출발한 침착한 관료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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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은 사무관부터 시작한 철저한 관료출신.
75년「12·19」개각으로 김종필씨의 뒤를 이어 최초의 관료출신 총리로 탄생됐을 때 비정치성때문에 최 총리 내각은 「보무내각」으로 불렸다.
지난 4년간의 총리생활동안도 성품에 어울리게 「위기의 관리자」「정치의 관리자」로서보다는 「행정의 관리자」로서 무색투명한 재상의 역할을 해냈다.
일요일이면 빠짐없이 「점퍼」차림으로 측근 비서관만을 데리고 농촌·새마을·재해지구를 돌아본다.
대소사건이 일어날때마다 국회에서 신랄한 야당의 질문공세를 받아도 그는 절대로 흥분한 억양이나 안색을 보이지 않았다.
46년 1월 미군정계의 중앙식량행정처 기획과장으로 관계에 투신한 후 잠시 농림부에서 근무했으나 외무부에서 본격걱인 관리생활을 시작했다.
동경 고등사범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후년 서울대 사범대에서 1년간 영문학교수까지 지냈던 실력으로 외교관의 두각을 나타내 당시 김동조·김용식씨와 함께 외교가의 3대산맥을 형성.
특히 「유엔」총회에서의 연설은 명연설로 평가된 적이 있다.
외무차관·장관 이외에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고문과 대통령외교담당특별보좌관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측근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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