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특구사업 장성택이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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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매제이자 실력자인 장성택(張成澤)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신의주 특별행정구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가안전보위부(한국의 국가정보원)등 공안 담당기구들을 관할해 온 張 제1부부장이 신의주 특구까지 관할하면서 난관에 봉착한 신의주 특구사업이 활성화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10일 "張 제1부부장이 지난해 11월 경제시찰단으로 서울.동남아시아 등지를 돌아본 뒤 신의주 특구를 맡았으며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張 제1부부장이 신의주 특구를 맡은 것은 지난해 10월 양빈(楊斌)초대장관이 가택연금 된 후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며 金위원장이 신의주 특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제시찰단에 張 제1부부장이 포함된 것도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경제발전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신의구 특구를 맡기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고 설명했다.

양빈 장관의 가택연금 이후 신의주 특구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캐나다.호주.홍콩.타이완 등지의 기업인들이 속속 북한에 접근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張 제1부부장이 직접 만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신의주 특구 내 사업 가운데 카지노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1~2개 투자 희망 기업은 논의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주 특구 행정부가 발족될 때까지 특구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대경추.위원장 김용술)는 올해 들어 신의주 특구의 입법의원을 일부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단둥(丹東)의 한 무역업자는 "신의주를 비롯해 북한 내에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입법의원에 다수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핵 위기로 후임 행정장관 임명은 난항을 겪고 있다. 대경추는 지난 1월 말 신의주를 방문한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의 장 자크 그로하 사무총장에게 "2월 말까지 신의주 특구 행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발족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선양(瀋陽).단둥의 대북 무역업자들 사이에서는 "오는 5월께 신임 신의주 행정장관이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호(曺東浩) 북한경제팀장은 "金위원장의 입장에서는 가장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경제전문가는 아니지만 정치적 배경이 탄탄한 張 제1부부장이 신의주 특구를 맡음으로써 업무 처리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해외투자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핵 문제로 미국의 대북 경제봉쇄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해외기업이 신의주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석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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