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서 미군 복무 중 실종된 정려섭 일병, 미의·무관심 문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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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워싱턴 13일 동양】지난 6월 서독주둔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다 북괴로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계 정려섭 일병에 대해 미국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소홀히 다루었다는 인상이 짙어 미국 일각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북괴의 평양방송은 『금년 22세의 정 일병이 미군 안에서 받은 학대와 국가적 모욕감 때문에 탈영, 북괴로 귀순했다』고 보도했으나 정 일병의 가족들은 탈영주장을 단호히 부인, 북괴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국방성 관리들은 13일 정 일병의 행방에 대한 정보가 없으며 정 일병 자신이 평양방송에 직접 나온 일도 없다고 말했으나 그가 평양에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고 덧 붙였다.
그러나 ①미군이 정 일병 실종사건 수사를 서독 경찰에 요청하지 않은 점 ②미군 당국보다 정 일병의 가족들이 먼저 지난 8월 11일 한 한국어 신문에서 그의 실종 사실을 알게된 점등이 의문점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많은 재미 한국인들은 정 일병 실종사건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을 그가 한국인이기 때문이라고 간주, 이 문제를 의회에 제기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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