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노래로 대구 U대회 홍보하는 이방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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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Coming to Daegu/Daegu has come in fashion/Our dreams in action…."(대구로 오세요/대구는 멋진 도시예요/우리의 꿈을 펼쳐요….)

11일 오후 대구시 만촌동 영남공고 강당. '신입생을 위한 열린 음악회' 무대에 외국인과 대학생들이 섰다. 이어 경쾌한 리듬의 노래 '커밍 투게더(Coming Together)'가 울려퍼졌다. 2천여명의 학생들의 어깨가 들썩였다. 노래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초청 가수로 나온 외국인은 경산시 경일대 영문과의 앤드루 메서스(50.미국)와 크리스토퍼 쉰(31.캐나다)교수. 이들은 오는 8월 열리는 '대구 여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홍보하기 위해 이날 대학 음악동아리 '경일 커비스' 멤버들과 함께 공연을 했다.

'커밍 투게더'는 U대회를 위해 음악 매니어인 두 교수가 만든 노래 중 하나다. 곡은 메서스가, 노랫말은 쉰이 썼다. 쉰은 U대회 슬로건 공모에서 영어 슬로건을 응모해 입상했을 정도로 글솜씨가 뛰어나다. 이들은 대회 홍보를 위해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기타를 들고 달려간다.

"대구의 첫인상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름답고 조용한 분위기에 매료돼 이렇게 눌러 있지요."

1999년과 98년 경일대 교수로 임용된 메서스와 쉰은 대학 축제 때 우연히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가까워졌다.

올해 U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구의 첫 인상을 노래에 담아보자"고 제의했다. '커밍 투게더'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들이 본격적인 공연에 나선 것은 지난해 말부터. 수능을 마친 고3생들을 찾아다니며 위문공연을 하고, 도심에서는 시민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며 U대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쉰은 공연 도중 멋진 춤 솜씨로 흥을 돋우기도 한다. 10여차례 공연을 하면서 팬들도 제법 생겼다. 이들의 이름이 알려지자 공연 요청도 줄을 잇는다고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공연을 하느라 힘들지만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알린다는 자부심에 뿌듯하다고 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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