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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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역경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멕시코」의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한국배구「팀」의 감독이 한 말이다. 이 평범한 교훈이 그에겐 불길같은 의지와 신념이 되었던 것 같다.
세계최강 「팀」으로 알려진 「쿠바」에 3대2로 패하면서 우리「팀」은 승세를 잃는 듯했다.
그러나 두 번째 적수로 등장한 일본「팀」을 여지없이 강타했었다.「최선」의「모토」를 발휘한 것이다.
바로 그 일본「팀」이「쿠바」를 격파한 것이 우리에게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일본과의 대전에서 최선을 다한 보람이 과연 나타난 것이다.
근내 우리배구선수들의 몸매를 보면 유심히 그 얼굴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모두「포플러」와 같은 장신들이다. 『언제 저런 키다리 청년들이 있었나』싶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평균신장은 1백89.8cm 농구나 배구는 선수의 기량도 기량이지만 신장의 요건도 중요하다. 연미의 농구를 보면 선수들은「바스킷」보다도 높이 뛰어 오른다. 「볼」을 위로 던지는 선수와 밑으로 던지는 선수와의 득점율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배구의 경우「네트」의 높이는 남자일반경기에선 2m43cm「토스」,「스파이크」,「블로킹」등 어느 경우를 보아도 키다리 선수가 훨씬 유리하다.
요즘 우리 2세들의 체위향상은 눈으로 보는 일이지만, 「스포츠」도 역시 국력의 한계를 넘을 수 없다. 깨끗한 환경과 좋은 영양 속에서 자란 경우는 몸매도 늠름하고 성격도 쾌활하며 진취적이다. 「스포츠」의 신장은 그런 분위기에서 기대할 수 있다. 하루 아침에 세계를 제패하는 통수를 만들 수 없는 것은 나무가 그렇게 자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통수들이 구미의 장신「숲」에 맞설 만큼 높고 두터운 벽을 쌓을 수 있게 된 것은 한편 대견하기도 하다.
배구경기가 우리나라에 옮겨진 것은 19l6년이었다. 그것도 이미 구미에선 낡은 수법인 9인제였다. 1958년「도오꼬」의 「아시아」선수권대회 때까지도 9인제만 참가했었다. 오늘의 6인제배구는 겨우 10년의 역사밖엔 없다.
배구는 원래 미국산「스포츠」다. 1895년 YMCA의「월리엄·G·모건」이라는 사람이 노인이나 여자 혹은 허약자들까지도 간단한 시설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경기로 고안해냈다.
정작 미국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선 밀려났지만 오늘 그 배구의 세계최강「팀」에 우리가 올라선 것은 자랑스럽기만 하다.
이 기회에 배구의 대중화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일 것 같다.「볼」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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