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뇌졸중 저체온 치료법 임상적용 성공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국내 의료진이 저체온 치료법을 심장마비 환자는 물론 뇌졸중 환자에게도 효과적으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심장마비 환자에게는 신경보호 효과를 확인했지만 그동안 비슷한 기전으로 발생하는 뇌졸중 환자는 매번 적용에 실패했었다.

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 연구팀(아주대병원 홍지만·이진수, 충남대병원 송희정·정해선 교수)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아주대병원과 충남대병원 두 곳에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으로 재개통 치료를 받은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저체온 치료법과 기존 치료법의 임상적 효과를 비교조사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저체온 치료군 39명은 기도삽관으로 기계환기를 실시해 48시간 동안 34.5도의 저체온 치료를 실시했다. 이후 다시 48시간동안 천천히 체온을 높였다. 기존 치료군 36명은 기존 진료지침에 따라 치료했다.

연구결과 저체온 치료군은 3개월 후 환자 기능상태가 월등히 좋아지고 대뇌 출혈화 정도, 뇌부종 발생 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간 부작용 발생 정도의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허혈성 뇌졸중환자도 막힌혈관을 성공적으로 개통한 후 저체온 치료를 하면 뇌부종과 출혈화 변성을 줄여 단기간 임상적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저체온 치료군 환자 중 3개월 후 12명이 정상생활이 가능했던 반면 기존 치료군은 3명만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특히 저체온 치료를 받은 환자들 가운데 초기 심한 뇌졸중 상태였음에도 5일 후 뇌부종과 출혈화변성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했다.

▲ 중증 뇌졸중 환자는 재개통 치료 초기에 뇌부종·출혈화 변성이 나타나기 쉽다. 하지만 저체온 치료법을 적용하면 이같은 현상이 5일 후에도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을 MRI로 확인할 수 있다.

저체온 치료법은 심장마비 환자들이 뇌와 장기에 활성산소 등을 이유로 손상되는 것을 막기위한 치료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심장마비 저체온 치료법에 착안해 뇌졸중 환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홍 교수팀이 고안한 뇌졸중 저체온 치료법, 해리스(HARIS·Hypothermia After Recanalization In Stroke)치료법이다. 뇌졸중에서도 임상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중증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혈관 내 재개통 시술 후 저체온 치료법을 시행해 혈관이 다시 흐르면서 발생하는 손상을 줄였다. 이를 통해 현관 내 치료와 신경보호 효과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또 치료온도를 기존 33도에서 34.5도로 조정해 부작용을 줄인 점, 저체온 치료가 끝난 뒤 48시간 동안 서서히 체온을 올리도록 한 점 등이 뇌졸중 저체온치료법 효과를 높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홍 교수는 “저체온 치료는 환자의 신경과 혈관을 모두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촉망받는 치료법”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저체온 치료의 새로운 프로토콜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졸중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유력한 미국심장학회의 ‘뇌졸중(Stroke, 인용지수 11.7)’ 최신호에 게재됐다.

[인기기사]

·1위 서울아산병원, 2위 삼성서울병원? 알고 보니… [2014/07/03] 
·국회입법조사처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 합법 벗어나” [2014/07/03] 
·국민 1인당 진료 횟수 ‘OECD 최고’ [2014/07/03] 
·No.285 연구중심병원, 기지개 펴기도 전에 “위기?” [2014/07/03] 
·막힌 답즙관, 자석으로 뚫는다 [2014/07/03]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