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과학」연구의 필수장비 입자가속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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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우리나라 과학계에「클로스업」되고 있는 입자가속기란 과연 무엇인가.
서울대 자연과학종합연구소는 지난 23∼31일까지『한국에서의 고「에너지」물리』라는 주제로 입자가속기의 건설과 그 가능성을 검토했다.
다음은 이「세미나」에 참석하기위해 일시 귀국한 김영일박사 (미「퍼듀」대·핵물리)·김정욱박사 (미「존즈·홉킨즈」대·소립자물리)가 발표한 첨단과학의 내용.
원자핵물리학과 소립자물리학은 1932년「프랑스」의「졸리오·퀴리」와 영국의「채드윅」 이 중성자를 발견하고, 그 직후 독일의「하이젠베르크」가 원자핵은 중성자와 양성자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하면서부터 싹이 트기 시작했다.
지금은 최첨단의 과학으로 철학적인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물질의 기본구성 입자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원자력을 구성하고 있는 핵자 (중성자·양성자등)의 구조, 결합상태, 결합하고 있는 힘(핵력)이 설명되어야 하고 다시 이 핵자를 구성하고 있는 소립자의 정체를 구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원자의 내부를 들여다 볼 것인가.
수소원자핵의 크기가 약 10^18분의 1cm이므로 아무리 비율이 좋은 전자현미경으로도 볼수없다.
예를 들면 수소원자핵의 크기를 머리카락 직경0.01cm로 가정하면 상대적으로 실제 머리카락의 크기는 직경이 1백만km에 달하게 된다 (태양의 직경 1백40만km).
이러한 극미의 원자내부를 연구하는 방법으로는 전자나 양성자와 같은 전기를 띈 입자 (하전입자)를 가속시켜 원자핵이나 핵자에 충돌시켜보는 방법이 있다.
이때 일어나는 핵반응과 새로 창생되는 입자를 추적함으로써, 원자의 구조를 알수있게 되는것이다.
이처럼 입자를 가속시키는 장치가 바로 입자가속기다.
가속기는 보통 ▲가속된 입자의「에너지」(속도) ▲가속입자의 종류 ▲가속기의 구조와 원리에 따라 종류가 구별된다.
현재 많이 건립되어있는 것으로는 선형가속기·일원형가속기 (싱크로트론)과「반데그라프」등이 있다.
선형가속기는 글자대로 입자가 지나가는 기다란 원봉을 사용한다. 원통 중간중간에 전압을 걸어줌으로써 입자가 봉을 지나가는 동안 계속해서 가속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입자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위해서는 원봉이 계속 길어져야 하므로 막대한 비용이 드는게 결점이다.
이것을 보완한 것이 원형가속기. 하전입자는 자기장안에서 휘어지는 성질이 있으므로 원통에 적당한 자기장을 걸어주면 입자는 원통을 몇번이나 돌면서 점점 가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입자가속기를 이용함으로써 우리가 얻을수 있는 과학기술은 실로 다양하다.
「에너지」정도가 낮은 가속기를 이용하여 원자력·핵융합·반도체개발등이 가능하며 고「에너지」가속기를 써서는 물질과「에너지」의 법칙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최종의 입자는 무엇일까.
이 입자의 상호작용은 어떻게 되며 그 종류는 얼마나 될까.
우주는 과언 영원불멸로 존재할 것인가.
입자가속기는 바로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이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징검다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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