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말 - 김영삼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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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총재 『오늘 신민당총재가 된 것은 하느님의 뜻이며 이 자리는 형광의 자리가 아니고 십자가를 지는 자리다.』
3년 만에 제1야당의 당수로 「컴백」한 김영삼 총재는 신민당의 당면과제가 수권채비를 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이 없다고 했다.
『감옥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투쟁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전당대회장에서 대의원들에게 다짐한 김총재는 이제는 민주회복투쟁을 할 시기이며 이는 무한정 기다린다고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선명」「강경노선」을 분명히 했다.
과거 총재시절 지나친 독주·독선으로 당의 단결과 결속을 기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들어왔음을 의식해서인지 당내의 융화와 단결이 수권태세를 갖추는 재1의 첩경이라고 재삼 강조한다.
김총재는 오늘의 승리가 결코 자신의 승리가 아니라 양심과 민권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재야의 놀라우리 만큼 큰 힘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의정사상 25세라는 최연소의 나이로 3대 국회에 진출해 제1야당의 최연소 원내총무와 총재를 역임했던 그는 『당내의 누구와도 손을 잡고 힘을 합쳐 수권태세를 갖추겠다』고 포용자세를 보였다.
재야세력의 영입문제에 대해선 『지난 총선 때 신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한 한병송·오세응써 등을 즉각 입당시키고 통일 당과의 합당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보선 전대통령과 김대중씨를 신민당의 새 고문으로 추대함으로써 『당의 색깔이 달라졌다』고 한 김총재는『신민당이 과거와 같이 재야세력과 간격이 있어서는 안되겠다』고 역설. 앞으로 1∼ 2년을 국내외적으로 가장 중요한시기로 본 그는『민주투쟁의 시대가 마침내 도래했다』 고 했다.
자신의 강경노선이 현정권을 긴장시키게 될 것 같다는 일부 견해에 대해 김총재는 「공화당이 정권을 오래 잡으려니까 나온 얘기 같다』며 『여망이 정정당당하게 만 하면 걱정할 것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계파를 초월하여 최단시일 내에 거당적인 당직인사를 끝내겠다고 밝힌 김총재는 『나의 극은 내인사가 아니라 바로 현정권』이라고 총재당선 전에 한 말을 더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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