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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이대로 좋은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문의 역할이라면「뉴스」의 신속·정확한 전달, 그리고 대중의 여론을 이끄는 사명을 들 수 있다. 첫째의 것은 현재 그 소임을 다하고 있다는데 이의가 없다. 하나 오늘의 신문이 대중의식의 흐름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있는가에는 다소 회의적이다. 신문은 역사의 증거다. 천차만별의 의식을 물길을 만들 듯이 한곬으로 모으기 위해서는 확고한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신문의 최고책임자로부터 말단 제작자는 물론 취재대상에 이르기까지 신문에 관계하는 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역사의 증인이라는「프라이드」와 책임감을 가져야만한다.
현재 우리는 충분치 못한 지면을 갖고 있다. 꼭 아껴야 할 8면을 신문은 어느정도 역사의식을 갖고 제작하고 있는가. 신문소설이 왜 두세개씩 필요하며 왜 8면중 하면을 완전히 광고로 채워 넣는 일이 허다한가.
또 한가지 신문이 소유한 무서운 힘이 있다. 신문의 무한한 힘을 발휘할수 있는 무기. 그 무기가 신문제작자의 감정에 따라 흉기로 변할 때 그것을 막을 방패는 없다. 신문을 만드는것도 사람이기에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이나 왜곡된 감정에서 책임감 없이 써놓은 글로 피해보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대중은 신문을「바이돌」처럼 믿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힘없이 꺾이는 지조, 덮여버리는 진실이 갈수록 많아진다. 누가 뭐래도 신문은 대중의 편에서 사회 정의와 진실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가끔 신문이 평형을 잃고, 안일한 중용을 택하는 것을 봄은 안타까운 일이다.
권력의 뒤편에서 움츠러드는 대중을 의식해주기 바란다. 권력과 영합하지 말고 부의 종이 되지 말기를 부탁하고 싶다.
소시민이 힘이 없어 큰소리로 하지못하는 말을 신문이 외쳐줄 때 독자는 박수를 보낸다. 【박효신<전국경제인연합회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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