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의 실현을 바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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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남북한 탁구단체 대표들이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오는 4월 평양에서 열리는 세계 탁구대회에 내보낼 남북한 단일「팀」구성문제를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측은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대진표추첨이 3월14일, 15일로 결정돼 있음을 감안해 3월 12일까지 협의를 끝내되 그때까지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북한측이 우리 「팀」의 평양대회참가와 판문점을 통한 입북을 보장해 주도록 요망했다.
북한측은 남녀 9명씩의 선수단을 구성, 평양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단일「팀」의 명칭은 「고려」로 하자는 등 4가지 기본안을 내놓았다.
지난 2윌17일 서울측 조절위 대표와 북측의「조국전선」대표간의 접촉에 이어 이번이 이 달 들어 두 번째의 남북접촉인 셈인데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이처럼 남북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찾아진 것을 우선 환영한다.
더우기「스포츠」교류처럼 접촉이 비교적·손쉬운 비정치적 분야로부터 대화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쌍방의 오랜 적대관계와 이질감의 해소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탁구단일「팀」구성이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원칙에는 쌍방에 다 이론이 없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쌍방이 하나씩 합의해 나가야할 많은 구체적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예컨대 북한측이 제의한 단일「팀」의 호칭문제를 비롯하여 국기·국가의 선정문제, 선수들이 착용할「유니폼」의 휘장문제 등 여러 구체적 문제들은 그 하나 하나에 일체의 정략적 의도를 배제, 오직 선의의 절충을 벌인다 하더라도, 합의까지에는 쌍방간에 상당한 절충 과정을 필요로 할 것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대회를 불과 2개윌 남짓 앞두고 이런 제의를 해온 것은 그들의 진의를 얼핏 짐작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도 숨길수 없다.
이 점에서 우리는 단일「팀」구성이 성공하든 않든, 우리「팀] 의 입북보장을 요구한 한국 측 제의에 대한 반응자세를 그들의 성의표시의 징표로 삼고자한다. 다만 우리는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어디까지나 정치가 아닌 「스포츠」라는 점에서 쌍방이 보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촉구하며, 절충과정을 조금이라도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버려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런 뜻에서 쌍방은 하루속히 구체안을 마련하여 순수한「스포츠」정신으로 모처럼 마련된 단일「팀」구성의 호기를 일실하지 않도록 3월5일 모임에서는 피차 성의 있는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미·중공의 해빙이 「핑퐁」외교에서부터 시작된 사설을 상기하면서 이번의 「핑퐁」단일 「팀」구성으로 남북관계의 건설적인 일보전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아무쪼록 대범하고 어른스런 자세로 이번 일의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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