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세계의 이란·쇼크|석유임박설로 각국의 경제비상(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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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랑스」는「에너지」위기가 예고될때마다 북해유전을 갖고 있는 영국과 아직 석탄매장량이 많은 서독을 부러워하면서도 이들 나라보다 오히려 담담한 태도를 보인다.
「이란」혁명으로 인한 석유비상이 걸려있는 지금도「ℓ프랑스」는 애써 태연한 태도를 취하면서 석유배급이다, 절약운동이다 떠드는 미국을 오히려 불만스럽게 건너다 본다.
석유위기설을 유포시키는 것은 산유국들의 유가인상을 자극할 뿐이며 이동에 막대한 이익을 보는 쪽은 미국의 「메이저」(국제석유자본) 를 이라고 「프랑스」는 경계한바 겉으로는 유유자적한(?)태도를 보이는「프랑스」정부도 안으로는 차분히 석유위기에대한 대책을 수립,실행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들에게 위기감을 주지않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일단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란」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인 지난1월초 이미 ℓ당 7「상팀」(8원) 을 인상, 고급발효유 1ℓ에 2·75「프람」(3백원)을 받고 있는「프랑스」에서는「이란」혁명으로, 또 석유값이 오르게 됐다는 걱정에 쌓였으나 지난7일 각의에서 유가인상을 부류키로 결정, 소비자들을 안심시켰다.
뿐만 아니라 정유공장의 출고가격을 오히려 ℓ당 1·66「상팀」을 내려 소매가격에서 더 큰 「마진」을 내게해 주유소업자들이 만세를 불렀을정도다.
그러나 「로테르담」석유자유시장의 영향을 받는「가스」와 가정용 유류값은 ℓ당 7 「상팀」을 인상했다. 78년 「이란」으로부터 전체 소비량의 7%를 수입한「프랑스」가 소비자들에 대해 위기감을 주지 않으려는 이상과 같은 조치만으로 사태를 수습할수는 없는일이다.
가격에 대한 조치뿐 아니라「프랑스」내의 석유시장이 투기 바람을 타지않고 분배과정에 혼란이 오지않도륵 정유회사의 유류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도 취했다.
또 물가현보화정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최고가격제를 앞으로도 계속 적용키로 하는 한편 오는6월말까지 정유회사나 석유배급기관에선 실수요량보다 많은 주문은 받지 말도륵「프랑스」정부는 지시했다.
「이란」석유의 수입이 계속 중단될 경우 이같은 조치는 2월말부터 비축부을 갉아먹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기때문에 어떻게든지 현재의 3개월분 비축분을 외부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실상 「로데르담」석유자유시장(스프드·마키트)의 유가에 불이 붙었을 뿐만아니라 결핍현상이 공공연히 나타남에 따라 유가인상의 불길이 밀어닥치지 않도륵 배수진을치는 한편 폭리를 노리는 사재기행위를 방지하자는 이중의 효과를 노린조치다.
「프랑스」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석유절약을 위한 몇가지 조치를 취했다.「지스카른」대통령은『석유절약은 전국민의 의무』라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공업생은 「에너지」 절약 담당관을 새로 임명할 계획이다.
작년에 1백40만 「배럴」의 석유를 절약하는데 성공한 「프랑스」는 금년엔 7백만 「배럴」을 절약키로 했는데 이것은 20억「프랑」(2천6백억원)의 투자와 맞먹는 것이라고 공업생은 지적했다. 이를위해 공업생은 각 산업과 건설부문의 전문가·기술자들로 하여금 가강장 효율적인 절약방안을 연구하도록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19개 절약위원희를 구성, 각 운수기관에 낭비를 없애도록 했다.
「프랑스」정부는 장기대책으로 연간 14억8천만「배럴」의 연평균석유소비량을 85년부터는 14억1천만「배럴」로 줄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계획은 현재「에너지」총 소비량중 58·2%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앞으로 45%서까지 내리고 「가스」16%, 윈자력 20% (전채전력소비량의 50%)로「에너지」원을 다변화한다는 내용이다.
또 실내온도 20도 유지와 자동차 최고속도의 시속1백30km제한조치는 74년위기이래 계속 실시하는 한편 각 가동차생산회사에 대해서는 연료를 최소한으로 줄일수 있는 특수「엔진」을 개발하도륵 권고하고있다.
이밖에도 도시교통의 정체를 해소시켜 쓸데없이 연기로 사라지는 낭비를 막도륵 교통당국에 지시했다.
오는85년까지 총 34개의 핵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었던 「프랑스」는 이미 가동중인 9백 「메가와트」짜리 4기를 제외한 나머지를 앞당겨 건실키로 함으로씨 핵발전이 중요한「에너지」원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장기대책과 아울러 석유양입원의 다변화를위해 「멕시코」「나이지리아」중공꽈과협상을 벌이는 한편 중동에도 사절단을 보내 보조대책을 은밀히 추진해왔다.
「이란」 사태로 인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물가현실화를 잠정적으로 중지하고 정책적 측면에서 대처하는「프랑스」의 자세는 막대한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면서도 엄살을 떠는(?) 미국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오래전 「파리」의 국제「에너지」기구 (IEA) 가 85년에는 하루 4백만 내지 1천2백만 「배럴」의 석유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석유공황을 예고한바 있어 「프랑스」는 벌써부터 꾸준히 그 대비책을 마련해온것이다.「이란」사태로 석유의 부족현상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프랑스」의「에너지」대책은 원자력분야로 급속히 전환될 전망이며 이 점에서 「이란」사태는 「프랑스」같은 비산유국으로 하여금 오히려 사전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것 같다.
【파리=주섭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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