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양교육시대가 오는가|미하버드대선 이미 과목선택 엄격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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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하버드」대학의 교육과정이 79학년도 2학기부터 크게 바뀐다. 개편내용은 일반 교양교육을 목적으로 세분화돼있던 2천6백여개의 선택과목 위주의 「커리큘럼」을 대폭 조정,핵심과목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미국 고등교육 본산의 하나인 「하버든」대의 이같은 교육과정 개편은 곧 전미국내 대학에 파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60년대부터 미국대학에 풍미해온 선택과목 중심의 교육과정의 효율성에 대한 찬반론이 아직 팽팽한 가운데 내려진 「하버드」대의 교육과정 개편은 세계대학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헨리·로소프스키」문리대학장을 중심으로 한 특별의원회가「디레크·보크」총장으로부터 「하버드」 대학 교육의 재평가 연구임무를 맡아 교육과정개편 작업에 착수한 것은 73년부터였다. 「로소프스키」학장은 지난해초 4년동안의 연구끝에 마련한 교육과정 개혁안을 전체교수회의에 상정, 마침내 승인을 받았다.
개혁안의 골자는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등 3개분야에 걸쳐 2천6백개 과목으로 세분된 골라잡기식의 선택과목중에서 작문과 10개과목을 이수하면 되는 현행 일반교양교육의 교육과정을 압축, 깊이 있는 교육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소프스키」의 새로운 핵심교육과정은 문학의 한과목을 택할 경우에는 반드시 미술·음악중 l과목, 사회·철학중 2과목, 자연과학· 수학중 l과목, 역사 2과목, 외국어 1과목을 택하도록 하고있다.
「로소프스키」학장은 학생들의 학문기반을 구축하는데 전과같이 많은 과목들이 다 똑같은 가치를 갖고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버드·캐털로그」의 2천6백개선택과목들은 어떤 우선순위나 최소한의 이수기준이 있는것도 아니며 더우기 「하버드」 졸업생으로서가져야 할 핵심적인 어떤 지식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나열식 선택과목 중심교육은 학생들에게 쉽게 학점을 따내는 술책이나 궁리하게 만들고 「하버드」 졸업생의 지적수준이 합리적 사고의 기준에 다다랐다는 정도의 의미밖에는 없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또 자유방임주의적 교육과정 정책이 지속된다면 「하버드」대의 학위는 「출석증명서」 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하버드」대의 교육과정개편은 학생들의 질의 변화나 국제무대에서의 미국의 역할이 변화하는 것등과도 직접·간접의 함수관계를 갖고있다.
학생들의 욕구도 수박겉 핥기식의 강의보다는 보다 학문적이고 뼈대있는 깊은 전문지식을 추구하겠다는 경향이다.
따라서 한가지를 깊이 아는 것보다는 여러가지를 널리 아는 것이 좋다는 교양교육시대가 「하버드」대의 이번 교육과정 개편을 계기로 크게 변화될 것 같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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