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술수준 멀지않아 일에 접근|재한일인들이 본 한국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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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김두겸특파원】한국에 진출하고있는 한일합작회사에 근무하고있는 일본인들은 한국에 있어서의 경영환겸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본의 「아시아」경제연구소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은 지난 77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한국에 진출중인 한일합작회사 80개사와 한국의 35개기업「그룹」을 상대로 각각 「일본인에게서 들은 한국의 경영환경」 「한국의 기업소유주 경영의식」을 조사, 최근 이에관한 보고서를 냈다. 「경영환경」조사는 전기·화학·섬유분야등 한일합작회사에 근무하고있는 일인 1∼2명씩을 상대로 80개사에 질문서를 내거나「인터뷰」형식으로 했고「경영의식」조사보고서는 현대·대우·「럭키」등을 포함, 35개「그룹」에 질문서를 발송하여 17개 「그룹」으로부터 회답을 받아 작성됐다.
이 두가지조사의 결론부터 소개하면 ▲한일간에는 현재 꽤 기술격차가 있으며 한국기술수준이 일본과 동수준 또는 일본을 앞지를 가능성은 당분간 없으나 빠른속도로 일본수준에 접근할 가능성이있고 ▲고급인력부족으로 야기된「스카웃」열전에 수반된 임금상승은 어쩔수없는 실점이어서 고급 인력부족은 앞으로 고도성장의 애로가 될것으로 되어있다.
보고서의 기타내용을 간추려보면-.
한일합작기업과 한국의 대기업간에는 경영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합작회사가 ①판매 ②생산 ③자금조달 ④기술개발 ⑤인재확보순으로 경영원칙에서 중점을 두고있는데 반해 대기업소유주상대조사에서는 ①인재확보에 대한 관심이 가장높고 그다음이 ②판매 ③조직 ④생산 ⑤기술개발 ⑥자금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타업종진출등의 경영전략을 지향, 인재확보와 조직정비가 급선무인것을 보여주고 있다.
합작회사근무 일인들의 의견으로는 상품품질이 일제와 비교하여「큰 차가 있다」는 응답자가 15%, 「없다」가 40%여서 한국제품질의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음을 알수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조사에 응했던 합작회사 27개사 전부가 설문조사시점에서 한국정부의 주식공개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공개였고 될수 있는 한 「공개하고 싶지않다」고 응답한 점이다.
비공개의 이유중 하나는 한국과 일본의 경영자간에 주식배당에 대한 사고방식차이때문인것 같다. 사고방식의 차이중 하나는 사내유보를 어느점도 할것이냐 하는 점에 있는것같다. 합작회사가 『금융기관으로 부터 자금조달이 용이하냐』에 관한 설문에는 『용이하다』『그렇지 않다』라는 의견이 반반이었으나 금리부담이 무거워 재무구조를 압박하고 있다는 견해가 85%에 달했다.
한국에 진출하는 기업의 성공여부의 「포인트」중에는 유력한 자금원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에말려있다는 이야기는 한국에있어서 기업경영문제의 한측면인 것이다.
인재확보문제에 관해서는 대기업과 합작회사 및 중소기업간에 차이가 있다.
대기업이 책임감있는 저돌적 맹진형의 인재를 환영하는것과는 달리 합작기업중소기업은 책임감 행동력을 중시하면서도 협조성에 큰비중을 두어 「팀·풀레이」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일인들의 눈에는 한국경영관리자와 일반사원의 관계는 「고압적」이 80%, 「평등적」이 20%로 투영됐으며 기업내 각부서간의 연락·협조가 일본과 비교해「잘안돼있다」는 의견이 절반이었다. 「대기업소유주경영의식」 조사에서 현재는 일본과도 차관·합작·기술제휴를상당히 하고있으나 장래에는 차관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 합작은 미국·중동국가, 기술제휴는 미국·「유럽」국가를 의중에 두고있는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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