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값」올라 「터키」총각들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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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테헤란=조동국 특파원】「인플레」는 어느나라나 두려워하는 문제지만 요즘「터키」에서는 「인플레」때문에 신부값마저 폭등하여 고민이다.
돈많은 청년은 아직도 신부를 3명이라도 살수 있지만 최근 6년동안 신부값이 3배나 올라 결혼을 못하는 청년이 늘어나고있다.
게다가 지역과 가문. 신부의 미모에 마라 값이 달라 3년 또는 10년의 윌급을 고스란히 바쳐야 결혼할수있는 경우가 많다고.
71년부터 77년까지 신부값은 3백%나 올라 현재평균 1백2O만원 전후로 기록되고 있다.
신부를 돈주고 사는 것은 고대 「그리스」때부터 내려오는 전통으로 「이슬람」국가들의 공통된 관습.
이 전통은 당초 남성의 일방적인 이별선언에 대비, 여권을 보호하기 위해 생겼던 것으로 최근 크게 부패한 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게 전통의 생리.
신랑의 아버지를 포함한 친척·친지등 주로 남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신부집에 가 『「알라」신의 명령과 「마호멧」의 허락으로 당신의 딸을 사고자하나이다』라면 흥정이 시작된다.
사춘기만 되면 남녀의 교제가 극히 어려운 사회라 가난한 청년은 어쩌다 눈맞은 처녀에게 돈벌어 결혼할것을 약속, 도시로 돈벌이를 떠나지만, 도시에서 맘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여자쪽에서 기다려주는 예는 극히 드물다.
청년이 다행히 돌아온다해도 요구하는 액수는 번번이 오르게 마련이고 돈많은 다른 청년에 팔려가 발만 동동구르다 말게된다. 혼수감을 위해 돈을 받는다지만 고작 침대하나 사주고 나머지는 신부아버지의 호주머니에 떨어진다.
돈이 모자라면 『너의 삼촌이 가진 당나귀나 너의 부친이 가진 권총을 달라』는 요구도 서슴지않는다고.
좀 깼다는 중년의「카라발닥」 씨도 『딸들을 판돈으로 며느리를 샀다』며 『신부를 공짜로 줬다가는 웃음거리가 된다』고 실토했다.
「터키」정부는 25년 돈으로 신부를 팔면 6개월 징역이라는 법을 제정했으나 아직까지 이법이 준수되거나 6개윌 징역산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앙카라」 대학의 사회학·정치학교수 「아바단」여사는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기전엔 2등국민의 신세를 면할수 없다』고 지적, 특히 4만여개 마을의 가난한 시골청년들은 해가 갈수록 결혼이 어렵게 됐다고 한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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