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 진보당 공식 깨 … 국도 7호선 서둘러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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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정치적 이념으로 투표하는 시대는 끝났다.”

 박천동(48·새누리당) 울산 북구청장 당선자의 말이다. 그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누구보다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통합진보당의 텃밭이라고 불려온 울산 북구에서 현역 구청장인 윤종오(50·통합진보당) 후보와 불과 1480표(1.88%) 차이로 당선된 때문이다. 그는 “선거 기간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고, 개표 방송 때는 더욱 안심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표심을 어떻게 분석하나.

 “울산 북구는 울산에서 진보 성향이 가장 강한 곳이다. 현대자동차와 그 협력업체의 근로자를 더하면 10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동자들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진보정당 구청장들이 북구민을 만족시키지 못한 결과라 생각한다.”

 -노동자 표심을 얻었다고 생각하나.

 “득표율에서 알 수 있듯 전적으로 지지받은 건 아니다. 하지만 진보정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찍어주는 시대는 이번 선거를 끝으로 끝났다고 생각한다.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심판 청구 등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진보정당=노동자라는 공식이 무너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새누리당 후보도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를 겨루면 노동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이제는 정책으로 선거하는 시대다.”

 -전임 구청장의 사업은 그대로 진행하나.

 “해상 풍력단지 조성사업은 아직 시작된 사업이 아니고 계획만 잡혀 있다. 주민의 찬반 의사를 듣고 재검토 과정을 거칠 것이다. 하지만 전 구청장이 진행하던 사업을 무조건 전면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단 공약으로 밝힌 국도 7호선 확장사업과 오토밸리로 조기 개통부터 추진할 것이다. 같은 정당(새누리당)의 시장, 국회의원과 협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좌우명은.

 “노력하고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가고, 그런 사람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년부터 4년간 구청장이 되기 위해 착실하게 준비했다. 지역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정말 많이 고민했다.”

 울산 북구 송정동에서 태어나 송정초와 대현중, 울산고를 졸업했다. 동의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정계에 입문했다. 제3, 4대 울산시의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5월에는 책 『현대 중국 경제의 이해』를 냈다. 그는 “중국의 경제상황 변화는 울산 같은 제조업 중심의 도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경제지식을 행정에 접목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대학 다닐 때 통기타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대학가요제에 나갈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다.

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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