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세민 환자에 삶을 주는|관악구 한방무료진료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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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불치의 명으로 고생해온 중환자들이 한방의 효험으로 새삶을 설계하고 있다.
관악구청 별관3층 (보건소건물)에 자리잡은 관악구한방무료진료실. 관악구한의사회 (회장김연수·44)소속 한의사 83명이 윤번제로 진료를 맡고있다. 이 진료실이 문을 연것은 지난해 4월19일. 한의사회회장 김씨를 중심으로 의원1인당 월5천∼1만원씩의 회비를 거둬 진료기구와 약을 마련했다.
이때 관악구청측은 5평가량의 방을 마련해 주고 행정적인 지원을 했다.
이 진료실의 설립취지는 의료보호·보험제도에 한의사가 가입되지 않아 영세민을 돕기 위한 길을 찾아보기 위한것.
진료일은 매주 화·금요일 상오9시부터 하오5시까지로 하루50∼60명의 환자들이 줄을 잇는다. 고혈압·신경통·위장병·중풍등 난치병환자들이 지팡이를 짚거나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몰려들고 있다.
4일 현재 진료를 받은 연인원은 2만7천6백85명.
담당한의의 진료에 따라 처방이 내려지고 침술·투약이 실시된다. 물론 모든 것이 무료다.
진료대상은 관악구주민들로 ▲청황색「카드」소지자 ▲영세민중 동강이나 보건소장으로부터 무료진료의뢰서를 발급받은 자 ▲관악구 한의사회발행 환자의뢰서를 가진 자 등.
증상에 따라서는 1개월만에 건강을 회복하는 환자도 있고 6개월 이상 통원치료를 해야하는 난치병환자도 있다.
10년동안 중풍으로 고생한 김영정씨(68·사당1동395)는 지난해 10월 이 진료실을 찾을 때 「리어카」에 실려왔으나 3개월만에 혼자 걸을 수 있도록 좋아졌다.
고혈압을 앓던 최경순씨 (67·여·봉천3동250) 도 지난1월부터 보름동안 치료를 받고는 씻은듯이 나아 건강을 되찾았다. 1주일에 두 번씩 진료실을 찾기가 미흡한 환자들은 회장 김씨의 개업한의원 (신림2동403의1 (87)7856)에 통원치료를 하고있다.
이 때문에 김한의원에는 매일 무료진료환자들이 대기실을 메운다.
『극빈환자를 돕는 것은 바로 인술입니다. 의료보호사업에 한의사가 포함되더라도 이 사업은 계속 밀고나갈 계획입니다.』 김회장은 여유있는 사람들이 가난한 이웃을 도울때 우리 사회가 명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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