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노획, 미국으로 건너갔던|김일성 승용차 곧 서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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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25때 북괴 김일성이 독전차 서울을 거쳐 왜관까지 타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진 소련제 「리무진」승용차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유엔」참전국협회의 지갑종 회장은 지난주에 「뉴저지」주의 「스프링 레이크」에 사는 이차의 소유주 「프레도·더건」씨 (자동차 수집가)를 방문해서 강시간 협상 끝에 이 승용차를 매입하기로 결정을 보았다고 29일 밝혔다.
지씨는 『원래 「더건」씨는 15만 「달러」(7천5백만 원)를 요구했으나 승용차가 미국인들에겐 상품가치밖에 없지만 우리에겐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설득, 가격을 8만∼9만 「달러」(4천만∼4천5백만 원) 선으로다』고 말했다.
1948년형인 이 차는 현재 주행거리 1만6천km, 전장 22「피트」에 무게가 8천 「파운드」나가는 소련제 초대형8기통의 「리무진·진스」7인승으로 6·25 당시에는 공산권에선 최고급 승용차였다.
이 승용차는 원래 소련의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선물한 것으로 1950년10월말 국군 제6사단이 평양 북방 산 속에서 북괴 운전병을 사살하고 노획한 것이다.
이차는 당시 군 고위층에 의해 이승만대통령에게 헌납됐고 이 대통령은 50년12월23일 의정부에서 순직한 미8군사령관 「월튼·워커」중장의 미망인에게 다시 선사했다.
51년7월 미국에 실려 온 이 차는 차체 옆부분에 동판으로 된 『한국의 이승만대통령이 「월튼·워커」여사에게 증정하다』 라는 기념패를 붙인 채 한동안 「워커」 여사의 소유로 있다가 그후 수 차례 주인을 바꾸게 되었다.
사용당시는 검은 색이었으나 현재는 국방색으로 바뀌었고 양쪽 뒷문 옆에 붙은 북괴「마크」는 그대로 그려져 있다.
소유주인 「더건」씨는 작년9월 「플로리다」에서 이차를 수집할 때만 해도 운전석에 핏자국이 얼룩져 있었다고 말했다.
지씨는 서울에 가면 이차의 대금을 모금하겠다고 말하고 이차를 인수하는 대로 여의도에 있는 5·16광장의 6·25전사(전사) 박물관에 전시하겠다고 말했다.【워싱턴=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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