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내외 여론 오도에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울 내외】북괴는 최근 이번 제3땅굴의 발견으로 무력 적화 통일의 야욕이 백일하에 폭로되자 적반하장으로 「미제」와 한국이 북침용으로 팠다는 허위 역선전을 가열시키고 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북괴는 비단 이번 판문점 제3땅굴뿐만 아니라 제l, 제2 남침 땅굴이 발각되었을 때도 그들의 범죄 행위를 극력 부인하고 한미측이 「북괴를 위해 파 놓은 것」이라느니, 「남한 당국의 내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작극」이라는 등의 파렴치한 모략 공세로 내외 여론을 오도키 위해 안간힘을 다해 왔다.
이번 제3땅굴의 경우에도 사건이 백일하에 폭로된 판문점 군사정전위에서 북괴 대표 한주경이 『당신들이 우리가 팠다는 땅굴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느니, 『우리가 현대전의 초보도 몰라 그따위 땅굴을 팠겠느냐』고 능청을 떨었다.
그 이후 북괴의 공식·비공식 선전 기관들은 이 사실에 대해 일체 함구하다가 내외 규탄 여론이 날로 고조되자 만3일이 지난 10월30일에서야, 비로소 북괴의 공식 태도를 대변한다는 「중앙통신」의 「성명」이라는 것을 통해 『판문점 근처에 땅굴이 있었다면 그것은 미제나 남조선이 북괴 야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파 놓은 것』이라느니, 『남한 당국이 충격적인 사건을 꾸밈으로써 반정부 투쟁을 억누르고 군중들의 시선을 남북 대결에 집중시켜 분열을 고정화하려는 책동』 운운으로 왜곡 주장한 데 이어 북괴 당 외곽 단체인 「직총」(4일)·「사로청」(5일)·「농근맹」(5일)·「여맹」(6일) 그리고 위장 평화 단체인 「조국 평화 통일위」(2일) 등으로 하여금 유사한 내용의 상투적 선전을 반복케 함으로써 사실 보도와 내외 여론의 오도에 급급했다.
북괴가 어용 선전 기관을 동원하여 격렬한 역선전을 벌이는 저의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분석된다.
첫째 대외적으로는 등소평 회담 등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음을 감안, ①북괴의 대남 침략 야욕을 은폐하고 ②미국의 중간선거 및 지상군 1차 철수를 앞두고 미국내의 철군 반대 여론에 제동을 노린 것이며 ③오는 11월27일 개최키로 획책했던 동경에서의 반한 집회를 의식, 한국측의 「의도적인 조작극」으로 국제 여론을 오도해 보려는 술책이며,
둘째 대내적으로는 동 남침용 땅굴을 「북괴 땅굴」로 조작, ①북한 주민들에게 남북 「대결 의식을 고취하며 ②특히 북괴 선전 기관이 「앞으로 남한 당국이 땅굴 사건에 계속 번호를 붙여 가며…」 운운의 주장에서 시사한 것처럼 계속 발견될 것으로 보이는 남침 땅굴에 대한 한국측의 규탄 공세를 사전에 호도해 보려는 속셈인 동시에,
세째 대남 역선전으로 ①위장 평화 공세를 지속하여 한국민의 대북 경각심의 이완을 노리며 ②12월 총선을 겨냥, 민심 이간을 시도함으로써 사회 혼란을 조성해 보려는 책동 등인 것으로 풀이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