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부정사건 부끄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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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많은 사람을 분노하게 한 혈액부정사건은 의료인의 양심과 사명을 송두리째 저버린 행위로 의료인의 한사람으로 국민에게 깊이 사과합니다.
의사는 무지나 부주의에 의한 실수가, 합리화 될 수 없는 직업입니다.
의사의 실수는 자칫하면 환자의 목숨을 잃게 하기 때문에 의사에게는 존경과 권리만큼 사명과 의무가 뒤따릅니다.
이번 혈액부정사건은 비록 의사가 아닌 일부의료관리인의 소행이지만 환자생명과 직결되는 혈액관리를 의사 아닌 사람에게 맡겼다는 것은 의료인이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지난번 번데기 중독 사건 때도 의사들이 물의를 일으켰지만 진료거부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인정돼 사법당국에서 관대한 처분을 내려준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이번 혈액사건은 관리 의사가 기본적인 주의의무를 게을리 했고 의료관리인들은 한줌의 양심조차 없는 짓을 해서 국민과 전 의료인의 규탄을 받아 마땅합니다.
따라서 의료인들은 사명에 투철하고 국민보건향상에 적극 참여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여야겠습니다. <김순용·대한병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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