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불청객… 히피 동남아로 몰려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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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싱가포르=이창기 특파원】동남아 각국이 안고있는 공통적인 두통거리가 한 가지 있다.
어떻게 하면 서방 「히피」족의 입국을 기분상하지 않게 막느냐 하는 것이다.
이른바 「히피」전염병에 대한 효과적 예방책이 각국별로 다각도로 궁리되고 있다.
「히피」는 곧 마약 소지자 아니면 십중팔구 중독자라는 철저한 선입관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뿐더러 「히피」족이 뿌리는 서방의 멋이 타락한 것이고 퇴폐풍조를 조장하고 있대서다.
「히피」의 행동은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이 강조되는 것도 예외일 수 없다.
인도양의 섬나라 「맬다이브」는 세계적인 관광국으로 발돋움하면서 나체촌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인지 작년까지만 해도 「히퍼」족은 「러시」를 이루었다.
관광 「달러」도 좋지만 이래서는 안되겠다 하여 아예 「히피」차림 입국을 법으로 금지해버렸지 「히피」족에 대해 동남아 최초로 철퇴를 내린 국가가 된 셈이다.
마약 중개지로 오명을 얻고있는 「방콕」은 「히퍼」 출입을 사절하는 방안율 법제화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하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와 「고아」 또한 「히피」염병에 신음, 대책을 모색중이라는 보도가 나돈다. 『볼일보고 예정대로 다음 행선지로 가주는 것 이상 다른 것을 바라지 않는다.』
어느 「싱가포르」관리의 이 넋두리는 이 나라 역시 「히퍼」를 달갑잖게 여기고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스리랑카」는 불교로도 유명하지만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서 깊은 나라다. 그러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해변이 근년에 와서 「히피」공해에 시달려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식민시대가 지나더니 이제는 나체식민지가 돼가고 있다고 개탄할 정도다.
현재 「스리랑카」는 「히피」족 나체주의자에게 벌금 20 「루피」(한화 약6백원)와 2주간 금고로 다스리고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히퍼」족의 작태를 없애기 위해서는 그 벌이 약하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 측에선 벌금 50「루피」·3개월간 체형을 정부에 건의했다.
동남아에는 바야흐로 「히피」족 기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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