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하고 하루 놀고…|월급장이 천국…『스리랑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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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도양상의 섬나라 「스리랑카」 공무원들은 「휴일 천국」속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휴일· 주말(토·일요일)·법정 및 임시 휴가·병가 등을 따져 이틀에 하루가 노는 날이다.
최근 국영 「데일리· 뉴스」지는 1년 3백65일중 공무원의 근무 일수는 고작 1백87일이고 휴일은 1백78일이라고 개탄했다.
「스리랑카」 공무원은 공휴일 26일, 법정휴가·주말에 쉬는 외에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임시휴가·병가명목으로 휴가일을 가질 수 있다.
일반 봉급생활자도 공무원보다 단 이틀이 적은 24일간의 공휴일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다를 뿐이지 임시휴가는 21일간 허용되고 그럭저럭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꼴.
전통적 불교국가여서 매월 보름날은 「프야·데이」(만월)라고 해서 직장은 말할 것 없고 시장·점포·유흥업소 등도 일제히 철시한다.
더우기 하루 8시간 근무는 제도상의 이야기일 뿐 실제로는 고작 3∼4시간 정도밖에 수고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프례마다사」 수상은 최근 「휴일 과다」는 경제발전의 독소라고 지적하고 노는날을 줄이라고 제의했다.
휴일이 많으면 그만큼 생산력이 저하되고 현재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자유무역 지대 (수도「콜롬보」의 일부지역) 에 외국인 투자가들을 유치하는데 애로가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서 다. 그래서 「프레마다사」 수상은 근로자는 최소 연간 2백50일, 공무원은 최소 2백80일은 근무해야 된다고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뉴스」지의 경우는 사설에서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가들, 특히 한국의 예를 들어가며 휴일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봉급생활자들은 탐탁지 않은 표정이다. 오히려 쉬는날이 줄어들게 됐다고 엄살이 대단하다.
몇 년후에 있을지 모를 경제적 여유보다는 오랫동안 사회관습처럼 되어 온 몸 편한 휴일제도를 폐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스리랑카」인들은 생각하고 있다.
【싱가포르=이창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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